강 회장의 유일한 운동 종목은 주말 골프 정도다. 키 165㎝에 59㎏의 체중을 유지하는 그는 특별한 운동 처방이나 보약 대신 몸을 바쁘게 놀리는 것으로 관리를 한다. 재벌 총수이지만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생활 속에서 될 수 있으면 몸을 많이 움직이는 방법을 골라 실천하고 있다.
그는 적게 먹는다. 경북 상주 출신인 그는 ‘어렸을 때 험하게 자라서 가리는 것이 없는’ 체질이라고 한다. 대신 운동을 많이 못하니 먹는 욕심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스타일이다.
또다른 그의 건강 비결은 포도주다. 그는 50년대 독일 유학 시절 포도주를 접한 뒤 와인 애호가가 됐다. 아시아나항공 기내 포도주 선정팀에서 그가 맛보고 가려낸 포도주를 1등석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런 와인 취미는 사업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는 한때 계열사를 통해 포도주를 직접 생산하다가 최근에는 와인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부친에게 반란을 일으킨 강문석 대표가 재직중인 수석무역이 바로 그 회사다. 그는 지금도 점심 때 한 잔, 저녁 때 한 잔 정도 적포도주를 즐긴다고 한다. 적포도주의 폴리페놀 성분이 노화를 막아주기 때문에 그에게 포도주가 의식동원의 보약인 셈이다. 젊었을 때 즐기던 폭탄주 등 센 술은 나이 탓에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또 그가 의사 출신인 만큼 병원과 가깝게 지내는 것도 건강비결이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능한 셈이다. 강 회장은 10년 전 건강검진에서 전립선비대증을 발견하고 조기에 레이저로 ‘지져버리고’, 허리 디스크도 초기 상태에서 수술 없이 허리근육 강화체조를 통해 바로잡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그가 예방 차원에 몇 가지 약을 먹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혈전 방지를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뇌 건강과 기억력 유지를 위해 뇌 혈류 촉진제(이세티브)를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그가 회사에서 만든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도 매일 복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적정용량의 5분의 1 정도의 자이데나를 먹으면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있어 동맥경화 같은 심혈관계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말하자면 스스로를 자이데나의 용도개발에 실험체로 참여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는 여든인 올해도 ‘성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그는 스트레스 대처법도 갖고 있다. 그는 고민되는 일은 ‘큰일이 아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책을 읽거나 친구를 만나서 잊어버리려 애쓴다고 했다. 실제로 강 회장은 고향마을 모임부터 사회 각종 단체의 회장, 고문 등 수많은 모임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천성이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일을 만들어내는 타입인 것이다. 그는 전경련 부회장을 할 때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100% 출석률을 자랑하는 열성 회원이었다. 그런 열성이 ‘작은’ 제약회사 오너를 전경련 회장까지 밀어올린 셈이다. 그는 전경련 회장 일을 맡아하면서도 낮에는 여의도에서 전경련 업무를, 저녁에는 동대문구 용두동의 동아제약 본사에서 업무를 보는 등 정력적으로 일했다.
이번 아들과의 지분 전쟁까지 제대로 수습된다면 강 회장은 부자전쟁으로 얻은 스트레스와 잃은 사회적 체면까지 한꺼번에 치료하게 되는 셈이다. 그가 남은 복까지 알뜰하게 챙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