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기름이 당신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가 평소 섭취하는 기름은 크게 동물성기름과 식물성기름으로 나뉜다. 식물성기름은 상온에서도 굳지 않는 액체상태로 콩기름이나 참기름, 올리브유 등이 포함된다. 반면 동물성기름은 상온에서 딱딱하게 고체화되는데, 삼겹살을 굽고 난 뒤 혹은 곰국이 식은 뒤 남은 지방이 하얗게 굳어지는 것을 떠올리면 쉽다.
올리브오일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 하나가 더 추가됐다. 식물성기름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구조를 인위적으로 바꾼 기름, 즉 ‘트랜스지방’으로 알려진 ‘돌연변이 기름’이다. 쉽게 말해 트랜스지방은 식물성기름에 수소를 인공적으로 첨가해 고체화시킨 것으로 마가린이나 쇼트닝 같은 기름에 많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트랜스지방이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염증을 증가시켜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플라스틱지방’으로 불리며 “향후 2년 내 트랜스지방을 식탁에서 완전 추방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가 들려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본 아자부대학 모리구치 도오루 교수는 “트랜스지방을 많이 섭취할 경우 심장병이나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면서 “화학적으로 가공한 지방에 튀겨낸 음식들, 가령 햄버거나 치킨, 감자튀김 등의 섭취를 줄이고,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도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튀김보다는 찜·구이의 방법을 이용하고,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도넛·크루아상 같은 빵류도 가급적 피하는 편이 좋다.
트랜스지방과 반대로 우리 몸에 착한 기름도 있다. 흔히 “지방을 섭취하면 뚱뚱해진다”는 선입견 탓에 기름을 기피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터. 그러나 “극단적으로 섭취를 줄이는 건 오히려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방이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뇌 활성화 및 세포재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모리구치 교수의 설명을 빌리자면, 기름은 체내에서 지방산으로 분해된다. 지방산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예를 들어 버터를 포함한 동물성기름에는 ‘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또 올리브오일에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다만 이 둘은 체내 합성이 가능하지만,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반드시 식품으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도 존재한다. 노화 방지에 탁월하다고 알려진 ‘다가불포화지방산’이 바로 그것이다. 식품 가운데는 연어와 등푸른생선이 다가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어
여기에 한 가지 더. “아무리 좋은 기름이라도 과량 섭취 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지방이 ‘건강의 적’으로 오해를 산 데는 동물성기름 섭취량이 많은 서양인들에게서 심근경색 환자가 많아서였다. 실제로 “동물성기름(포화지방산)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혈관이 좁아진다”는 문제점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그렇다고 꼭 동물성기름이 나쁘고, 식물성기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 예로 “서양인에 비해 일본인들은 식물성기름을 과다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샐러드유에 포함된 리놀레산 섭취비율이 높았는데, 이를 과잉 섭취하면 아토피나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물범과 생선을 주식으로 하는 이누이트족은 심근경색이 적었던 반면 뇌출혈 발생 빈도가 높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모리구치 교수는 “어느 기름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전체적인 지방산 비율을 고려해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하루 지방 섭취량은 총열량의 25% 정도가 적당하다.
한편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오메가 지방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9 등등의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과연 뭐가 다른 걸까. 먼저 오메가3와 오메가6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오메가9의 경우 체내 탄수화물로부터 만들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참기름, 해바라기씨유, 옥수수기름, 콩기름 등이 대부분 오메가6에 속한다. 그래서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덧붙여 “오메가6가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시키나, 혈액 응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에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방 농도를 낮추고,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들기름, 아마씨유, 치아시드, 연어 등이 오메가3가 풍부하다. 오메가3와 오메가6 두 지방산은 정반대의 효과를 지니고 있으므로 무엇보다 섭취량의 균형을 맞춰야겠다. 마지막으로 오메가9는 유채꽃씨로부터 추출한 카놀라유가 대표적인데, 튀김요리 시 오메가6를 사용하는 대신 카놀라유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지방의 건강효과 “동안이고 싶다면 피하지 말고 즐겨라” 1. 뇌의 활발한 활동을 돕는다. 뇌를 구성하는 성분 50%가 지질이다. 생선기름 같은 양질의 기름은 세포막을 부드럽게 만들어 신경전달물질의 이동을 원활하게 한다. 이에 반해 트랜스지방은 세포막을 딱딱하게 해 치매 위험을 높인다. 2. 촉촉하고 탱탱한 피부 지방은 피부와 두피의 신진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은 한다. 양질의 기름은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한다. 이때 동물성 지방도 적절히 섭취해야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3. 외적 요인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내장지방은 필요에 따라 간에서 연료로 사용되며,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또 피하지방은 체온을 유지해주고, 쿠션처럼 외부 충격을 완화시킨다. 4. 노화 방지 지방은 세포막의 주요 재료. 세포를 재생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5. 지용성 비타민 흡수 촉진 잘 알려진 대로 비타민은 수용성과 지용성으로 나뉜다. 눈 건강에 좋은 비타민A,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D, 항산화 작용이 있는 비타민E 등은 기름과 함께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배가 된다. 6. 성호르몬 활성화 우리 몸은 지방을 이용해 성호르몬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방이 많을수록 성호르몬도 만들어지기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