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5년 10월 북악산 등산길에 숙정문에 이르러 담소를 나누는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비서실장. | ||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문 실장은 경남고를 거쳐 경희대에 입학한 후 70년대 유신반대의 선봉에 섰던 대표적인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75년 총학생회 간부로 학내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된 문 실장은 학교에서 제적된 후 공수부대에 강제 징집된다. 80년 복학해 사법시험(22회) 2차에 합격했지만 5·17 때 복학생협의회 활동 등이 문제가 돼 계엄령 위반으로 다시 구금되는 등 투옥생활을 되풀이했다. 같은 해 6월 경찰서 유치장에서 사시 최종 합격 소식을 듣고 풀려나 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수료했지만 시위 전력 때문에 법관 임용에서 탈락하자 귀향해 인권변호사 길을 걷게 된다.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이즈음이다. 당시 두 사람은 부산·경남지역에서 시국·노동사건 변론을 도맡다시피 하면서 동업자이자 동지적 관계로 발전하게 됐다. 나이는 문 실장이 일곱 살 아래지만 노 대통령은 문 실장을 절친한 친구이자 동지로 생각하고 있다. 두 사람은 87년 6월 항쟁, 2002년 대통령 선거, 2004년 탄핵 사태 등 어려운 역경을 함께 헤쳐 오면서 끈끈한 우정과 신뢰감을 쌓아왔다.
문 실장은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해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을 거쳐 2005년 1월 다시 민정수석으로 복귀했다가 지난해 5월 다시 청와대를 ‘가출’했다. 같은해 11월 정무특보로 다시 노 대통령 곁으로 돌아온 문 실장은 지난 12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공사 구별이 뚜렷하고 매사에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선비’ ‘대쪽’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