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제라이온스 경기 A 지구는 소속 B 클럽 명의로 ‘지구환경 캠페인’ 행사를 개최한다며 이천시 공공시설물인 설봉공원 야외대공연장의 사용 승인을 받아 소속회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구등반대회 및 환경보존캠페인’ 행사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가을의 운치 속에 심신을 단련하고 즐거운 시간과 환경보호 캠페인을 실시한다는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산행을 마치고 공연장에서 음주와 지역별 노래자랑 등으로 설봉공원을 찾은 등산객들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제라이온스협회가 이천시로부터 승인받은 서류에는 이천예총 등에 시설사용교육 및 문의를 명시하고 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이 야유회와 같은 행사를 위해 무료대관으로 사용한 설봉공원 야외 대공연장은 음주, 흡연 등을 할 수 없는 공공시설물이다. 또한 시설물 이용 전 시설물에 대한 안전 및 사용규칙 등을 교육받아야 함에도 이 같은 조치는 모두 생략했다.
이날 설봉산을 찾은 시민 이 아무개 씨는 “입구에 환경보존캠페인 현수막이 붙어 있어 봉사활동을 하시는 줄 알았는데 공공장소에서 술 먹고, 노래하고 춤추며 노는 게 각 지역의 지도자들로 알려진 라이온스 회원들이 할 행위는 아니지 않냐”며 질책했다.
이천시에 승인이나 통보없이 도로변과 시설물에 불법으로 설치한 현수막(위)과 방치된 쓰레기들(아래)
더욱이 이들은 행사장 주요 도로변에 수십여 장의 각종 불법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도 모자라 행사장 입구 진입로 인근에 설치된 국기봉에 라이온스협회 기를 게시하며 자신을 과시하는 등 기본적인 윤리의식의 심각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또한 엄연히 관할 시 등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마저도 무시됐다.
또한 무료로 대관한 공연장에서는 행사 후 정리정돈(현수막 수거 등) 및 청소와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지정장소에 배출하도록 이천시과 약속했음에도 지키지 않는 등 대공연장 사용 승인 요건을 무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보존캠페인을 내세우며 일반 종량제 봉투가 아닌 공공용쓰레기 봉투에 분리수거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각종 술병과 캔 맥주, 쓰레기를 담아 행사장내에 방치했다.
심지어 공원 관계자의 쓰레기 배출과 분리수거 요청에 “수고비를 드릴테니 정리해 줄 수 없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결국 이들 단체가 버리고 간 쓰레기는 시민들의 민원으로 시청관계자의 확인 절차를 거치고 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동원돼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시설 사용 규칙에는 음주는 물론 쓰레기 방치 등을 금하고 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국제라이온스 경기 A 지구는 14개 지역에 168개의 클럽, 회원 5965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행사와 관련된 주최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를 요청하자 “확인 후 연락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앞서 지난 세월호 2주기 행사 및 분향 기간에도 국제로타리가 음주가 금지된 공공시설물에서 대규모 술판을 벌이는 등 봉사단체들의 사회적 물의가 끊이질 않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인선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