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운동을 했던 것 같아요. 어떤 목표도 없이 막연히 10년 연속 3할 타율만 기록하자고 마음먹었죠. 그런데 (양)준혁이 형이 2000 안타를 치고 나니까 제가 너무 안이하게 야구 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랄까? 목표도, 욕심도 없이 현실에 안주했다고 할까? 너무 느슨했던 거죠. 형의 2000안타가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습니다.”
장성호는 양준혁한테 제일 부러운 점으로 선구안을 꼽았다. 나이를 잊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에 감동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힘과 정확성을 겸비한 유일한 타자라고 봐요. 홈런 300개치면서 3할 타율을 기록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장성호에게 양준혁보다 나은 점 두 가지만 얘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별로 없어요. 수비는 좀 나을지 몰라도 타격 부문에선 형이 모두 한 수 위예요.”
너무 겸손하다는 기자의 지적에 “굳이 꼽자면 준혁이 형은 오랫동안 지명타자를 하며 올린 기록들이고 전 수비를 하면서 배팅을 했다는 것이겠죠. 즉 기록의 순도면에서 제가 좀 낫다고 우기고 싶은데요(웃음).”
장성호는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기 위해 2004년과 2005년에는 시즌 막판에 게임에 출전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어렵게 3할을 기록했는데 남은 게임 뛰다가는 3할대의 타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2년 동안 타율 관리한다며 비겁한 플레이를 자행했죠. 2005년 시즌 마치고 FA 계약을 하면서 결심했어요. 절대로 타율 관리하지 않겠다고. 자신에게 부끄럽다면 진정한 기록이 아니잖아요.”
마지막으로 양준혁의 기록에 자극 받고 생긴 새로운 목표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주위에서 더 많이 기대하시는 것 같은데 3000안타를 치는 거죠. 준혁이 형이 2000안타 치고 팬들에게 승용차를 선물로 내놓았으니 전 3000안타 치고 비행기라도 띄워야 할까 봐요 하하.”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