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조경태 의원, 강기갑 의원, 김우남 의원. | ||
지난 88년 ‘5공비리 청문회’를 통해 일약 청문회 스타로 급부상하면서 정치지도자로 거듭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을 새로운 ‘청문회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청문회 스타 중에서도 ‘빅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 의원은 ‘쇠고기 파동’ 주무부서인 정운천 농림부 장관을 겨냥해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느냐” “ 참으로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 등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발언으로 몰아붙였다. 조 의원은 또 주도면밀한 분석과 정부 문건 등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정 장관과 증인들을 다그치면서 “오늘 이 자리가 끝나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다들 사퇴하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청문회 이후 조 의원의 홈페이지는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 네티즌은 포스(FORCE·힘)가 넘친다는 의미로 ‘조포스’라는 별칭을 지어주기도 했다. 4·9 총선에서 한나라당 텃밭으로 분류됐던 부산에서 재선에 성공한 조 의원은 벌써부터 ‘제2의 노무현’이라는 애칭을 받고 있다.
강기갑 의원(경남 사천) 역시 조 의원 못지않은 활약으로 스타 의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 의원은 적지나 다름없는 지역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방호 의원을 물리쳐 ‘4·9 총선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강 의원은 청문회 이전부터 정부의 대외비 문건을 잇달아 공개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의 문제점과 정부의 말 바꾸기 행태 등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쇠고기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강 의원은 네티즌들로부터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마법사 캐릭터 ‘간달프’를 연상케 한다는 취지에서 ‘강달프’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는 정 장관에게 “오늘 몇 번이나 가슴이 아프다고 하는데 그러면 병원에 가보라”고 비꼬았던 김우남 의원(북제주)은 ‘경축우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별명은 김 의원이 정부가 신문에 게재한 광고를 비판하며 “미국 농무부 서울 출장소인 줄 알았다. 경축이라고 쓰지 그랬냐”고 질타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