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의 관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비선실세’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국의 대학교들은 ‘시국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26일 오전 11시께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대 정문 앞에서 ‘대한민국, 최순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입니까’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하고 시국선언을 했다.
최은혜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외교, 안보, 심지어는 해외 정상과의 통화 내용까지 모두 최순실 씨에게 보고됐다. 명백한 국정 농단이고 국기문란”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최 회장은 “미국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국가 관용 메일이 아닌 개인 메일을 썼다는 이유만으로도 선거 기간 내내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한국에서는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극비 자료들을 보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고작 녹화방송으로 국기문란 사태를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며 “성역 없는 진상 조사를 실시하고, 박 대통령은 이 사태에 대해 온전히 책임지고,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면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대 학생들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희대학교에서도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경희대학교 총학생회는 ‘오늘, 대한민국의 주인을 다시 묻는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희대 총학생회 측은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대통령 자신이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 또한 오후 2시께 서강대 정문에서 ‘선배님께서는 더 이상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12시께 부산대 정문에서 시국선언을 열었다.
한양대 학생들 또한 오는 27일 한양대 서울 캠퍼스 정문 앞에서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국정개입 규탄 시국선언’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