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최순실 씨가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채널A 캡처
27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최 씨는 독일 헤센주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연설문 수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을 아니까 심경고백에 대해 도움을 준 것”이라며 “국가기밀인지 몰랐으며 신의 때문에 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연설문 수정은 대선 전과 대선 당시에 한 일로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심정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며 “그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의 지난 25일 사과문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다”며 “나라만 생각한 분이 혼자 해보려고 하는데 안 돼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어 “왜 그런 것을 가지고 사회 물의를 일으켰는지 박 대통령에게 머리를 숙이고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가슴을 아프게 해 정말 죄송하다. 대통령에게 폐를 끼친 것은 정말 잘못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다”는 등 전면 부인했다.
최 씨는 대통령의 자료를 받아봤다는 의혹에 대해서 “당선 직후 초기에는 이메일로 받아본 것 같다”고 일부 시인했다.
하지만 강남 사무실에서 대통령 보고서를 봤다는 의혹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지칭하는 듯)이다. 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협박도 하고 5억(원)을 달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 제가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최 씨는 안종범 수석이나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알지 못한다고 했으며 윤전추 행정관 인사청탁 등에 대해서도 “나이와 연배도 달라 내가 전혀 추천이나 인사 청탁은 없었다”고 했다.
‘팔선녀’ 모임에 대해서도 최 씨는 “처음 듣는 말이다. 팔선녀는 소설이다. 그와 같은 그룹은 만든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최 씨는 미르 및 K스포츠 재단과 관련해서는 절대 자금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고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최 씨는 독일 현지 체류 과정에 대해선 “집이 필요해 정식 절차를 거쳐 구입자금을 들여왔으며 집을 구할 때 36만 유로(약 4억5000만원)가 들었는데 이는 은행의 예금담보와 강원도 부동산을 담보로 해서 만든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는 입국과 관련해선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라며 “건강이 회복되면 용서를 구하고, 죄가 있다면 받을 것은 달게 받겠다”며 입장을 보였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