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지난 11월 24일 이 의원은 동료 의원 13명과 공동발의로 ‘대한생명 매각에 대한 감사 청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원은 감사 청구안에서 “한화그룹은 비밀 이면계약을 통해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된 대한생명을 인수했다”며 “이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저해하는 중대한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담긴 감사 청구안을 제출했으나 당시 열린우리당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전혀 사심은 없다”며 “최근 들어 기업 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형태의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거래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국제중재에서도 한화의 기망행위는 인정됐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이 의원 측은 “(한화가) 부당하게 인수한 대한생명의 지분을 팔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 한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한화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화는 겉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행보증금을 내고도 노조의 반대로 정밀실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확대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생의 역작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눈앞에 둔 지금 ‘한화 저격수’ 이종구 의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김승연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갈 듯하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