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 없는 선배 ‘거금 선뜻’ 실세 인맥 등에 업고 ‘큰소리’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이 지난 2003년 한 신문의 기고문을 통해 박연차 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한 내용에서도 그런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사업 초기 윤 회장이 직원들 월급 줄 돈도 없어 허덕거리던 시절 일면식도 없던 박연차 회장이 자신에게 5000만 원이라는 돈을 아무런 조건 없이 주었다는 것. 알고 보니 박 회장은 태광실업 전무로 있던 윤 회장의 대학후배로부터 ‘선배 중에 윤윤수라고 있는데 신발비즈니스계에서는 알아주는 사람이다. 요즘 자기 사업을 시작했는데 고생이 많다고 한다’는 말을 듣고 도움을 주었었다고 한다.
윤 회장은 기고문에서 “당시 돈 5000만 원이면 요새로 치면 10억 원 정도의 가치를 지닐 만큼 거금이었다”면서 “그 돈이 없었다면 휠라 사업도 추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훗날 박 회장을 만나 당시 받은 돈을 돌려주려고 했지만 그는 ‘특별한 조건을 달고 준 돈도 아니었고 이미 당신으로 인해 내 사업도 큰 도움을 받았다’며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측근인 정승영 휴켐스 전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회장의 정치자금 제공 부분과 관련해 “친구가 대통령 선거에 나간다고 하니 줬겠지. 박 회장은 한나라당에도 줬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취임한 후 박 회장은 손해 봤으면 봤지, 덕 본 것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선거법을 잘 모르고 순진한 사람이어서 지원해주다 법에 저촉됐다. 대가를 바라고 지능적으로 했다면 표가 안 났을 것이다”라는 게 그의 얘기였다.
그러나 정가에선 박 회장이 실세 인맥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한 흔적이 엿보이는 ‘사건’도 전해진다. 노무현 정권 초기에 일어난 이른바 ‘H 음식점 말다툼 사건’이 그것이다.
당시 박 회장이 부산 H 음식점에서 검사장급 검사와 고성이 오갈 정도로 시비가 붙었는데 이후 박 회장이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해당 검찰 간부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여객기 안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의 사람들에 대한 박 회장의 ‘후원’은 어떤 성격의 것이었을까. 휠라코리아 윤 회장에게 덥석 거액을 건넸던 것처럼 단지 인간적 호의에서였을까, 아니면 풍문 속의 H 음식점 사건에서 엿보인 단면처럼 유사시 ‘기댈’ 만한 누군가를 낚기 위한 밑밥이었을까.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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