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이후 민주당 등 야권이 현 장관 임명을 강하게 반대했던 배경에는 불거진 의혹에 대한 현 장관의 해명이 턱없이 부족했을뿐더러 일부 의혹은 고위공직을 맡기기에 도덕성과 자질에 치명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현 장관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비리 의혹 외에 또 다른 결정적인 비리를 지속적으로 파헤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실제로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현 장관의 비리 의혹은 그야말로 ‘고구마 줄기’를 방불케 했다. 현 장관은 미성년자 신분으로 주택을 매매한 의혹을 받고 있다. 현 장관은 1970년 10월 제주시 용담동에 자기 명의로 주택을 매입한 뒤 2005년 매도했고, 70년 9월에는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에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3분의 1의 지분으로 땅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 장관은 1954년생으로 당시 그의 나이는 17세에 불과했다.
현 장관은 또 군복무 시절인 79년 11월 23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단독주택(85.62㎡)을 매입한 뒤 2002년 이 주택을 2억 8000만 원에 매도한 것으로 신고했다. 당시 이 주택의 실거래 가격은 3억 6000여만 원인 것으로 드러나 축소 신고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 장관 측은 “당시에는 공시지가로 신고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 매매가와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제주도 땅을 둘러싼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한 해명도 석연치 않다. 문제의 땅은 현 장관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택시회사(S 운수) 부지 중 일부(165㎡)로 2006년 2월 부친에게서 회사 직원에게 넘어갔다가 10여일 만에 현 장관이 다시 사들였다. ‘부친→현 장관’으로 직접 넘어갔을 때 발생하는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제3자를 끼워 넣어 변칙 매매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현 장관은 “올해 89세인 부친이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30년 동안 같이 일했던 직원들이 실직할까 우려해 직원에게 저렴하게 처분했다”며 “회사를 물려받은 직원이 회사 운영자금이 부족하다고 해서 토지만 되산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세법상 부친 회사 직원은 특수관계인으로 현 장관은 3년 내 그 땅을 살 수 없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특히 현 장관이 ‘자식 같다’고 해명한 S 운수 직원들에게 소송을 당해 2000년 5월 “밀린 임금 57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말’ 논란으로 확전되기도 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아들의 주민등록을 현 장관이 세놓은 서초동 아파트로 이전해 세입자들의 친척으로 기재한 것과 관련한 위장전입 문제도 불거졌다.
허위·중복 논문 논란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야권 의원들은 현 장관이 발표한 각종 논문에 대해 허위·중복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지만 현 장관은 “그동안 40~50편의 논문을 썼다”며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피해갔다.
야권 관계자들은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비리 의혹 중 일부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현 장관과 이명박 정부는 적잖은 도덕적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일각에서는 현 장관과 관련된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비리 파일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 장관 측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사정당국 주변에서는 현 장관이 ‘의혹 백화점’이란 오명을 뒤집어 쓸 정도로 숱한 의혹이 쏟아진 만큼 장관 재임기간에 폭발력 있는 또 다른 비리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