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극비 귀국’ 정유라(좌) 최순실(우)=한겨레
[일요신문] 최순실 스캔들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논란의 당사자인 최순실 씨가 극비 귀국했다.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거처 등이 극비인 상태로 검찰과 소환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60) 씨가 30일 오전 7시 30분 영국에서 극비 귀국했다. 최 씨는 은둔 중이었던 독일에서 영국으로 이동해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했다. 비선실세 모녀로 논란이 된 최순실의 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20) 씨는 함께 오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은 최순실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변호사의 이날 기자회견에서 확인됐다. 이 변호사는 최 씨의 입장을 밝히며, “정유라 씨는 오지 않았다. (최 씨) 혼자 왔다”고 전했다.
독일이 아닌 영국에서 귀국한 경위에 대해선 “현지에서도 언론추격 너무 심해서 본인이 견디기 어려워해서 런던으로 바꿔서 들어온 거다. 검찰수사 관련 도주하려던 것은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알다시피 최 씨는 너무 큰 국민적 지탄대상이라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 못 한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최순실 귀국 설명하는 이경재 변호사’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귀국한 것으로 알려진 30일 오전 최씨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변호사가 서초동 사무실 건물 로비에서 취재진에게 최씨 귀국 과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특히, 최 씨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깊이 사죄 한다”면서도,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서 진상규명하면 된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상상 초월하고 이런 의혹 증폭 되는 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 이 사건 변호인 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고픈 바다”라고 이 변호사는 강조했다. 이어 국내 체류 장소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순실 스캔들’은 최 씨가 미르ㆍ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면서 대기업들로부터 800억 원대 기금을 강제 모금하는데 정부 핵심인사들과 함께 관여해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최 씨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 중요 문건을 자신의 태블릿PC에 보관해 불법적으로 넘겨받고, 국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씨가 극비 귀국함에 따라 검찰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최 씨의 심정 인터뷰에 이어 최 씨 귀국이 사전에 조율된 것이라는 의심도 제기된 만큼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주변인 조사 뒤에 최 씨를 소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