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 | ||
‘장유암 3인방’은 다름 아닌 노 전 대통령과 정상문 전 비서관,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칭한다. 세 사람은 1970년대 초반 고향인 경남 김해의 불모산 암자인 ‘장유암’에서 사법시험 준비생으로 동고동락하면서 깊은 인연을 맺게 된다.
노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은 46년생 동갑이고 박 전 수석은 49년생으로 세 살 아래지만 서로 격의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노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 졸업 후 장유암에 들어가 사법시험을 준비 중이었고, 고려대 법대 재학 중이던 박 전 수석은 방학을 맞아 고향에 내려갔다가 장유암에 합류했다.
▲ 정상문 전 비서관 | ||
박 전 수석은 5년 뒤 사시 22회에 합격해 검사의 길을 걷게 되고, 정 전 비서관은 낙방을 거듭한 끝에 진로를 바꿔 7급 지방직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뒤 경남도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장유암 3인방’으로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인생행로를 걷다가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12월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권력의 중추인 청와대에서 다시 모이게 된다.
▲ 박정규 전 민정수석 | ||
박 전 수석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4월 2일 구속 기소됐고, 정 전 비서관도 4월 21일 횡령 및 국고 손실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기 때문이다.여기에 노 전 대통령도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사법처리 위기에 직면해 있다. 각별한 인연을 매개로 권력의 단맛을 공유했던 세 사람이 검찰의 거침없는 사정 칼날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상처를 안길 수 있는 기구한 운명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