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으로 촉발된 촛불시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났던 정 전 장관은 공교롭게도 정 후보자가 총리로 내정된 다음날(9월 4일) 자신의 책을 출간했다.
정 전 장관은 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회고록 성격의 <정운천의 희망가 박비향>이란 책을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박비향’은 중국 당나라의 고승 황벽 선사의 시에서 따온 말로 ‘희망의 향기를 전한다’는 뜻이다.
정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촛불시위 당시 자신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오해를 사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던 정 후보자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놔 화제가 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모든 책임을 안고 물러났습니다만 딱 마음에 걸리는 분이 정운찬 교수님이었습니다.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교수님 명예에 흠이 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을 털어놨다. 정 전 장관은 2주일 뒤에 “제 명예에 흠나는 일은 없었고 오히려 지명도가 올라갔다”는 정 후보자의 답장 내용도 회고록에 담았다.
정 후보자와 정 전 장관은 이름만 비슷할 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한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