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이는 한류 스타 박해진이다. 그는 과거 더블루K의 고영태 상무와 함께 찍었다는 사진이 온라인에 유포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고영태가 과거 호스트바에서 일했다는 주장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라 박해진이 괜한 오해까지 사고 있다.
과거에도 이 같은 루머에 휩싸인 후 악플러를 고소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위기를 타개했던 박해진 측은 이번에도 강력 대응할 의사를 표했다.
소속사 측은 “공식입장을 표명할 생각조차 못한 사안이었으나 오래 전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루머에 루머가 더해지고 전혀 관련 없는 얘기들에 악의적인 비방을 더해 터무니없는 가십거리가 되면서 지금껏 박해진을 사랑해준 많은 분들이 받게 될 상처와 실망감을 생각하여 이와 같이 입장을 밝힌다”며 “해당 사진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중에 찍었던 것으로 이미 2011년 명백한 합성 사진 한 장을 포함해 돌았던 4개의 사진 중 하나이며, 해명과 고소 고발을 통하여 보도 매체까지 처벌돼 박해진의 명예를 회복한 오래된 사진이다. 분명한 것은 박해진 씨는 고 씨와 개인적으로 알거나 연락을 취하는 사이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헬스트레이너 정아름은 문체부에서 자신에게 늘품체조를 개발한 것으로 말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폭로해 또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정아름 페이스북 캡처.
미스코리아 출신 헬스 트레이너 정아름은 현 정권이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늘품체조’의 개발에 참여했던 터라 더 난감하다. 이 체조의 최초 개발자가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 CF감독이기 때문이다. 정아름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이 체조를 시범보이는 영상은 온갖 뉴스 채널에서 방송되며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따갑다.
이에 대해 정아름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제가 받고 있는 고통과 억울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라며 “차은택 씨와는 개인적 친분이 없다. 나라를 위해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 좋은 의미로 쓰일 수 있다고. 운동이나 체조를 만들고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활동들을 주업으로 하는 제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늘품체조란 이름 자체와 체조의 콘셉트도 정해져 있던 상태에서 저는 동작을 짜서 넣는 일을 했다”며 “기획이 아닌 단순 동작의 납품인 것이다. 어떤 경위로 제작이 되게 되었는지 누가 시켰는지 그런 내용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고 덧붙엿다.
게다가 정아름은 문체부에서 자신에게 늘품 체조를 개발한 것으로 말해달라고 주문한 사실을 폭로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고영태의 경우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플레이보이즈 야구단의 일원으로도 활동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그가 누구의 소개로 플레이보이즈에 참여했고 과연 누구와 친분을 맺었는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반면 연예인들은 고영태와 엮이지 않도록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플레이보이즈에 속한 한 배우의 매니지먼트 대표는 “고영태가 플레이보이즈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게다가 플레이보이즈는 소속사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연예인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는 것이 없다”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와 함께 방송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패러디한 장면이 속속 등장하며 대중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화제를 모았던 MBC <무한도전>은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촌철살인 자막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러시아 우주센터로 가기 전 멤버들이 무중력 적응훈련을 받는 장면에서는 헬륨가스를 채운 풍선을 띄웠고, 이때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출발’ ‘상공을 수놓는 오방색 풍선’ 등의 자막이 붙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 중 나왔던 문장과 대통령 취임식 행사 때 등장한 오방낭을 패러디했다고 볼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패러디한 MBC 예능 ‘무한도전’과 드라마 ‘옥중화’ 방송 화면 캡처.
또한 박명수가 김태호 PD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에선 ‘끝까지 모르쇠인 불통왕’ ‘정작 들었어야 할 분은 딴 얘기 중’ 등의 자막을 통해 현재의 상황을 비판했다.
또한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는 무당이 등장해 오방낭을 건네며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마님을 도울 겁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는 최순실이 무속 종교와 관련이 있고, 그의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 안에 취임식 때 쓰인 오방낭과 관련된 사진이 발견돼 이 역시 최순실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라는 추측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옥중화> 측은 언론 매체와 인터뷰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것이 맞다”며 “조선 역사를 돌아볼 때 지금의 현실하고 제일 맞는 것이 정난정이 국정을 농단했을 때”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31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5>에서는 제주도에서 사기를 당한 주인공 영애(김현숙)가 승마장에서 사기꾼을 발견한 뒤 말을 타고 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애씨,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 돼요’ ‘말 좀 타셨나 봐요? 리포트 제출 안 해도 B학점 이상’ 등의 자막을 붙였다. 이대에 다른 최순실의 딸 정유라 관련 논란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런 장면들은 ‘MBC 뉴스가 할 말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맞물리며 더욱 각광받는 형국이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이 MBC 기자들을 상대로 항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며 “이렇듯 MBC 뉴스의 보도에 아쉬움을 보이던 시민들이 MBC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최순실 사태를 꼬집는 모습을 보며 더욱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