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턴 원더러스 훈련장에서 만난 이청용. 그는 축구는 두뇌싸움이란 걸 강조했다. | ||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개인 과외를 받는다. 경기가 계속 이어질 때는 수업을 제대로 못해서 실력이 많이 늘지 못한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에 비해 체격이 왜소한 편인데….
▲외국 선수들의 큰 체격을 상대하려면 벅찰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요령껏 내 단점을 커버하려고 노력한다. 경기를 계속 뛰다보면 조금씩 노하우가 쌓이는 걸 느낀다. 그 선수들 눈에는 내 플레이가 조금 얄밉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축구와 두뇌와는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머리다. 물론 신체조건도 필요하고 기술도 필요하지만, 그런 걸 최대한 경기장에서 발휘하려면 그만큼의 지능이 있어야 한다. 지능이 축구에선 최우선이다.
―선수들은 이청용 선수를 뭐라고 부르나. 특별한 별명이 있나.
▲‘청’이라는 이름과 ‘용’의 Y자를 합쳐서 ‘청기’라고 부르고, 팬들은 경기장에서 ‘리’라고 외친다.
―월드컵 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인가.
▲‘붉은악마’의 응원과 애국가다. 경기장에서 애국가를 들을 때면 매번 전율이 느껴지고 그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붉은악마 응원단이 대형 태극기를 움직이며 애국가를 따라 부를 때, 가슴이 울렁거린다.
―한국의 월드컵 조 편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잘 알다시피 아르헨티나는 워낙 뛰어난 팀이다. 우리보다 객관적인 평가에선 다 앞서 있는 팀들이지만 제일 현실성 있는 경쟁 상대는 그리스라고 본다. 우리와 첫 게임을 치르는 그리스를 이기느냐 지느냐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좌우될 것 같다.
―월드컵을 맞이하는 각오가 있다면.
▲성적도 중요하지만, 후회 없는, 아쉬움이 남지 않는 월드컵이 됐으면 좋겠다.
―자신의 축구 인생이 어느 정도까지 와 있다고 생각하나.
▲어디까지 와 있다고 말하기도 그렇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성공을, 목표를 향해 가는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다.
훈련 없을 때는 한국 가요를 즐겨듣는다는 이청용.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엽과 이승기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그는 여자친구가 있음을 당당히 밝히는 순수 청년이다. 아직 대학생인 여자친구가 언론에 노출되는 걸 싫어하는 까닭에 더 이상의 프로필은 공개할 수 없다며 선을 긋기도 한다. 인터뷰 말미에 야구, 특히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이청용은 특히 추신수의 활약에 많은 자극을 받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추신수가 나온 다큐멘터리도 일부러 챙겨봤고 그가 어떤 노력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중심 타자로 섰는지에 대해 궁금했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뭐든지 배우고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이청용의 남다른 열정이 느껴졌다.
영국 볼턴 훈련장=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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