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1월 2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강타했다. 교문위원장으로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교문위는 그야말로 이번 국감의 최전선이었다. 누리과정, 역사 교과서 문제 등 현안뿐만 아니라 ‘최순실 게이트’ ‘고 백남기 농민 사인 논란’까지 다뤄지면서 매 순간 첨예한 대립이 계속됐다. ‘반쪽 국감’으로 시작해 주요 증인 채택 또한 불발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정부가 제출한 자료가 부실하거나 허위로 제출한 경우도 많아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르·K스포츠 재단이 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800억 원의 금액을 모금했고, 그 과정에 청와대와 최순실 씨가 깊숙이 개입되었다는 것이 점차 사실로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21세기형 독재 정권의 국가 사유화라고 생각한다. 국가 최고 권력자가 자신의 최측근이란 이유로 국정 경험도 없고 관련도 없는 민간인 최 씨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선사했고 최 씨는 그 권력으로 기업의 돈을 빼앗고, 정부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절대왕정 시대에나 가능한 일이다. 교문위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히고, 명명백백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눈 여겨 보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올해 예산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이번 국감에서 중점적으로 다뤘다. 16개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의견을 제출받아 국감현장에서 직접 질의를 통해 교육부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 근거의 부당함을 지적했고 교육부 장관에게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누리 과정 예산 편성 문제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관련 법령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은 교육부 소관이고, 보육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라는 것이 영유아보육법, 유아교육법에 명시되어 있다. 이런 법령을 무시한 채 시행령만 고쳐서 억지로 시도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 현재 누리 과정 예산 편성 문제의 현주소다. 또 중앙정부는 ‘시·도 교육청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번 국감에서도 미비한 관계 법령 등에 대해 지적하고 법령을 바로 잡으라는 주문도 강력히 했다.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가 분명하게 책임질 수 있도록 법령을 보완해 나가야 하고 또 말끔히 정리해야 한다. 정부가 누리과정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법 개정은 물론 현재 가시적 성과가 없는 유보 통합의 문제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서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총선 결과는 전체적으로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보지만 몇몇 불미스러운 일들로 ‘새정치’를 바라던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던 부분이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국회선진화법으로 도입된 안건조정절차로 인해 증인을 한 명도 채택하지 못하는 등 제3당으로서의 역할에도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제도 개선과 함께 제3당의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또 그동안의 미흡했던 점을 철저하게 반성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의당 최우선 과제는 정권교체일 텐데.
“국민의당만으로는 정권 교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당이 국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와 확장성을 지닌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원칙을 바탕으로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당이 기존정당과는 다른 역동적이고 큰 확장성을 지닌 정치 교체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