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이영복 회장=연합뉴스 제공
[일요신문] 부산 해운대 엘시티 개발사업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엘시티’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66·구속)이 군인공제회로부터 받은 사업비 일부를 빼돌린 정황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엘시티 자금담당 임원인 박 아무개 씨(53)와 공모해 군인공제회로부터 대출받은 3300억 원대의 사업비 가운데 250억여 원을 가로챈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군인공제회는 2007년 엘시티 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해주기로 약정을 맺고 이듬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3346억 원을 대출해줬다. 해당 대출금은 부지매입 등 사업관련 업무 외 사용에 대해선 군인공제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 회장 등은 군인공제회 대출금 일부를 허위 용역계약 등을 통해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 7월 35억여 원을 지급받는 등의 수법으로 2010년 8월까지 7차례에 걸쳐 165억여 원을, 허위 컨설팅 용역을 발주하는 수법으로 88억 원 등을 가로채 회사 운영비 및 개인 용도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군인공제회가 엘시티 사업 대출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닌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군인공제회는 원금 3346억 원을 대출해준 뒤 사업이 지지부진해 8년간 2500억 원대의 이자가 발생지만 2015년 1월 3658억 원만 회수하고 이자의 대부분을 포기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사업 전망이 좋지 않아 이자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조치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엘시티 시공사인 포스코건설도 수사 중이다. 시공사 선정 난항 중에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위가 미심쩍다는 판단이다. 엘시티는 포스코건설 시공 약속 뒤 16개 금융기관으로부터 1조7800억 원대의 대출약정을 이끌어냈다.
한편, 검찰은 이 회장이 비자금을 통해 엘시티 사업의 고도제한 및 토지용도 변경, 시행사 선정 등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전현직 의원들과 부산시와 해운대구의 전직 핵심 관계자, 청와대 수석 출신 인사의 줄소환 수사를 검토 중이다. 또한, 언론을 통해 불거진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이 회장과의 관계도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엘시티’ 이 회장의 수사가 제2의 최순실 게이트로 확전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