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6월 시행된 특별감찰관법은 대통령의 친인척 및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비위 행위에 대해 감찰을 담당하는 특별감찰관의 임명과 직무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감찰대상자는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이 포함된다.
앞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감찰 내용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8월 29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는 특별감찰관법 22조 감찰 착수 사실 등 누설금지 조항에 따른다. 이로써 이 특별감찰관은 3년 임기 중 절반만을 채우고 하차하게 됐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왼쪽)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이 전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 감찰 내용 유출 의혹으로 사표를 냈다. 연합뉴스
또 특별감찰관 자리가 비어 있는 가운데 이전부터 제기돼 왔던 박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가 어떻게 규명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인 윤석민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013년 구명로비로 구속기소됐다. 경남 통영 참솔토건 비리 혐의(변호사법 위반·뇌물공여 등)로 지명수배 중이던 황인자 씨(여·58)를 만나 사건 무마 명목으로 4차례에 걸쳐 5300만 원을 받은 혐의였다.
윤 전 의원은 구치소에서 변호인 접견 후 쓰러졌고 심근경색 진단을 받아 한 차례 한 달간 구속집행정지가 결정된 바 있다. 그러나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끝났을 당시에도 심장 관련 추가 수술이 필요해 구속집행정지를 연장 신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지난 4월 8일까지로 연장이 결정됐다. 이후 두 번 더 신청해 내년 1월 15일까지 구속집행정지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구속집행정지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사청탁 의혹까지 제기됐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윤석민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12월 당시 농협중앙회의 축산경제부분 대표로부터 차관직 요구와 함께 5000만 원을 받았다. 검찰이 파악 중인 가운데 윤석민 전 의원의 구속집행정지와 건강 악화의 상황에서 조사가 이뤄질지는 확실치 않다.
박 대통령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는 지난 2013년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중이던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의 사건 수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은 철거업체 행동대장 출신으로 임신부를 폭행하는 등 철거를 진행해 ‘철거왕’으로 불렸다. 지난 2013년 1000억 원대 횡령과 배임, 정관계 로비 사실이 드러나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데 서 변호사가 이 회장의 사건 수임과 재판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 이에 변호사법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가 진행됐었지만 보도만으로 위반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난 바 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