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서울의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제6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대상 수상자인 황준영 작가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이날 시상식에는 대상을 수상한 <힌놈의 낭떠러지> 황준영 작가를 비롯해 탑툰상을 수상한 <6인용 게임>의 박정호 작가, 우수상을 수상한 <경매전쟁> 전세훈 작가, <여행만담> 임성훈 작가가 참석했다. 대상서바이벌에 진출했던 <공백의 묘수> 이상경 작가는 광주정보문화사업진흥원 2016년 문화콘텐츠 기획창작스튜디오 지원사업 선정으로 수상에서 제외됐다.
또 이들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지난 3회 공모전 금상 수상자 성주삼 작가와 4회 공모전 우수상 수상자 황기홍 작가도 자리를 빛냈다.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은 많은 사람들의 꿈을 그리고, 또 그 꿈을 지원해주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꿈을 가진 사람들, 꿈을 만들어낼 사람들을 지속해서 지원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많은 현직 만화가와 만화가 지망생들의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어 김춘곤 탑코믹스 대표이사는 “침체돼 있던 한국만화 시장에 웹툰이 등장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유료 플랫폼과 2차 창작물의 증가로 1980년대를 이은 한국 만화계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 같은 성장을 이끈 가장 큰 힘은 좋은 작가들의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한국 만화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자들 면면. 왼쪽부터 우수상 전세훈, 대상 황준영, 탑툰상 박정호, 우수상 임성훈 작가.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상금 3000만 원이 수여되는 대상 작품 <힌놈의 낭떠러지>는 대학 사회의 부조리를 날것 그대로 그려내 큰 호평을 받았다. 현직 대학 시간강사이기도 한 황준영 작가는 자신이 경험했거나 주변인들로부터 받은 제보를 바탕으로 대학원생, 시간강사, 학부생, 교수들 등 대학 구성원 사이의 다양한 갈등을 작품에 담아냈다. 비현실적인 ‘호러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스토리와 캐릭터는 결코 비현실적이지 않다. 그만큼 작가가 현실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녹여냈다는 말이 된다.
황준영 작가는 이날 시상식에서 “나이가 서른셋인데 안정적인 직장이 없고, 출신도 ‘흙수저’면서 만화가의 길을 걷겠다는 것은 정말 불행하고 힘든 길을 자진해서 걷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라면서도 “그러나 저를 지지해주시고 믿어주신 아버지가 계셨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이 상은 저만 받는 게 아니라 아버지와 같이 받는 상이 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에는 황 작가의 아버지도 함께했다.
상금 2000만 원의 탑툰상은 <6인용 게임>의 박정호 작가에게 주어졌다. 박정호 작가는 지난 3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에서도 수상했던 ‘검증된 작가’다. 그는 “서른여덟 늦은 나이에 웹툰을 시작했는데 그때 데뷔를 도와줬던 게 일요신문이었다”라며 “3년 만에 다시 내게 자신감과 힘을 실어준 것 같아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되는 우수상에는 <경매전쟁>과 <여행만담>이 이름을 올렸다. <경매전쟁>의 전세훈 작가는 90년대 소년만화잡지를 읽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인기 중견 작가다. 그는 다소 생소한 주택 경매를 웹툰과 결합시킨 신선함으로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독자들에게 생소한 만큼 작가에게도 어려웠던 주제였기 때문에 작품으로 옮기는 데만 7~8년이 걸렸다. 전세훈 작가는 “동네 도서관에 경매 관련 책은 더 이상 읽어볼 게 없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고 실제 경매에도 참여해 작품을 만들기 전부터 그 세계를 정확히 알고자 했다”라며 “경매에서 발생하는 사건, 남겨진 가족들의 상처와 치유를 그린 깊이 있는 작품으로 독자들을 마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30대 비정규직 친구들의 여행에서 벌어지는 사소하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여행만담>은 톡톡 튀는 작가의 재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임성훈 작가는 “다큐멘터리 만화라서 웹툰에는 어울리지 않는 만화라고 생각해 걱정이 많았지만, 다큐는 다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는 점을 일요신문이 알아줬다”라며 “일상에서 잔잔함이 묻어나고,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재미있는 다큐 만화를 연재를 통해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6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수상작은 작가와 협의를 통해 향후 <일요신문> 지면과 웹툰 플랫폼 ‘탑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