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금연예통신] 청와대가 구입한 ‘제2의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연예계가 주목하는 까닭

‘프로포폴’ 마약류 지정된 후 ‘에토미데이트’로 갈아 탄 연예인 수두룩

[일요신문] 최순실 게이트가 연일 화제를 양산하면서 연예계에도 적잖은 여파가 전달되고 있다. ‘최순실 연예인’ ‘최순득 연예인’ 등의 키워드가 연거푸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풍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 연예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그런데 최근 가장 확실한 파괴력을 가진 불발탄이 하나 연예계에 떨어졌다. 바로 ‘에토미데이트’다. 아직은 낯선 이름으로 ‘제2의 프로포폴’이라는 수식어로 더 유명한 전문의약품이다. 연예 관계자들은 에토미데이트가 연예계에 제2의 프로포폴 파문을 야기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유명 연예인들 사이에서 에토미데이트가 알게 모르게 확산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바로 그 이유다. 

정식 명칭은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Etomidate-lipuro Injection)이며 신경계감각기관용 의약품으로 중추신경계용약인 전신마취제다. 무색투명한 앰플에 든 백색의 유제성 주사제로 전신마취 유도제로 쓰인다. 청와대에선 에토미데이트를 구입한 까닭을 “신속 기관 삽관을 위한 응급 약품으로 의무실장이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필수 약품”이라며 “초응급상황에서 기관을 삽관할 때 근육 긴장을 푸는 일종의 근육 진정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곳곳에서 에토미데이트가 다른 용도로 활용돼 왔으며, 이로 인해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3년 검찰은 프로포폴 불법 투여 의료기관과 상습 투약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는데 당시 수사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프로포폴 대용으로 300만 원에 판매해 문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인천지검이 에토미데이트를 빼돌려 시중에 고가에 팔아넘긴 폭력조직원 등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 기소했다. 

에토미데이트는 2011년 프로포폴이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관리가 강화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약물이다. 반면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으로만 관리되고 있어 식약처나 검찰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방지를 위한 합동 단속에서도 제외돼 있다. 이런 까닭에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며 끊임 없이 논란을 야기해 왔으며 지난해 인천지검이 에토미데이트 불법 유통을 적발하면서 마약류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당시 식약처는 추후 관련 논의가 필요할 수 있지만 현재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미 지난해 에토미데이트가 한 차례 화제가 됐었다고 한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의 말이다. 

“사실 난 프로포폴이 뭔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다. 아마 일반인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갑자기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이 되고 그 전에 프로포폴을 즐겨 맞다가 중독이 된 연예인들이 마약류 지정 이후에도 그걸 끊지 못하고 사법처벌을 받으며 프로포폴이 유명해진 것이다. 에토미데이트 역시 전혀 모르는 약물이었는데 지난해 이즈음에 처음 그 얘길 들었다.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이후 에토미데이트로 갈아 탄 연예인들이 많은데 그것 역시 마약류로 지정되면 또 다시 에토미데이트를 끊지 못한 연예인들이 여럿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연예계에 떠돌았기 때문이다. 그때 잠시 그런 얘기가 불거지다 이내 잠잠해졌는데 청와대에서 에토미데이트를 구입했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연예계가 뒤숭숭해졌다.”

과거에는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해도 문제될 게 없어 많은 연예인들이 즐겨 투약하곤 했다. 그렇지만 마약류로 지정되며 관리가 강화됐고 그럼에도 프로포폴을 벗어나지 못한 몇몇 연예인이 사법 처벌을 받기에 이르렀다. 에토미데이트의 현재 상황이 마약류 지정 이전의 프로포폴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에토미데이트 역시 마약류로 지정되면 연예계에서 에토미데이트 불법 투약 연예인들이 등장해 사법 처벌을 받을 위험성이 크다. 연예계가 최근 상황을 민감하게 바라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종종 문제가 되곤 했지만 늘 조용히 지나가곤 했던 에토미데이트 논란이 이번 청와대 구매 논란을 통해 엄청난 화제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으로 에토미데이트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화제를 양산할 경우 마약류 지정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예계에서 프로포폴이 확산됐던 까닭은 마약류의 일반적인 환각작용이 아닌 수면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강한 연예인들은 그런 약물을 통해서라도 쉬고 싶어 했던 게 아닌가 싶다. 활동 중에는 수면 리듬이 깨지는 경우가 많고 비활동 기간에도 수면 리듬을 되찾지 못하거나 공허감과 걱정 등의 정신적인 문제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들도 많다. 주위에 물어보니 비슷한 이유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해온 연예인들이 꽤 있나보더라. 마약류 지정이 되기 전 프로포폴을 사용하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따라서 에토미데이트가 마약류로 지정될 경우 연예계가 또 다시 심한 몸살을 앓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