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퀴즈>는 그동안 시대의 흐름과 다양한 인재상에 맞춰 지속적인 변화를 해왔다. 스튜디오에서 지식 대결을 펼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국 고등학교를 직접 찾아가고, 특히 동문 선배가 함께 참여하는 것은 44년만에 처음이다. ‘현장’과 ‘참여’라는 트렌드를 반영해 더욱 젊어진 것이다.
프로그램 참여도 문제를 직접 푸는 50명의 학생 그룹과 이들을 응원하는 전교생이 함께 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공부뿐만 아니라 댄스∙운동∙연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출연한다. 성적에만 기준을 두지 않고 학생들의 끼와 재능, 그리고 다양성이 더 중요시 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응원 학생들도 다양한 미션 해결에 직접 참여해 득점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교생의 힘의 모여야 유리하다.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점차 개인화되어 가는 10대들에게 ‘함께 하는’ 추억을 선사하자는 취지다. SK 관계자는 “학생들이 서로 협동하면서 퀴즈와 다양한 미션 수행 뿐만 아니라 그동안 숨겨왔던 끼와 장기를 뽐내는 등 재미와 볼거리가 넘치는 ‘축제의 場’으로 변신했다. 예상하지 못한 학생들의 톡톡 튀는 재치와 에피소드로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여기에 졸업생들이 모교를 방문하는 ‘동문 선배와의 만남’ 코너가 특히 호평을 받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한 특급 응원과 함께 고민과 따뜻한 조언을 담은 ‘힐링(Healing)’ 강연을 펼쳐 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는 것. 그동안 영어강사 오성식씨, 축구선수 정조국씨, 방송인 현영씨, 산악인 엄홍길씨, 가수 홍경민씨, 야구선수 양준혁씨, 웹툰 작가 이말년씨, 셰프 최현석씨 등 20여 명의 선배들이 장학퀴즈를 찾아 후배들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했다. 동문 선배의 강연을 접한 후배들은 “실제 사회에 진출한 선배의 생생한 경험을 듣고 진로를 계획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후배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명 시대를 맞아 지난 9월 글로벌 특집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장학퀴즈 – 한국에 산다>편도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콩고, 브라질 등 10개국 50명의 외국인들이 자국을 대표해 한국 관련 퀴즈 대결을 펼쳐 화제가 되었다. 낯익은 방송인부터 학생, 셰프, 모델, 회사원,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0년 동안 한국에 살고 있는 이들은 방송 내내 동료들과 함께 문제를 풀며 경쟁하면서도 상대방의 선전에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아이돌 그룹의 안무를 소화하는 등 한국인보다 더 넘치는 끼로 화려한 장기자랑과 함께 한국에서의 에피소드와 느낌도 솔직히 풀어 놓았다.
브라질 출신 카를로스씨는 “말로만 듣던 장학퀴즈에 출연하니 옛날 고향에서 보냈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먼 타국이지만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장학퀴즈는 연말에도 요즘 화두(話頭)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과의 대결」 등 한국형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이 참가하는 새로운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올해 장학퀴즈의 새로운 변신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장학퀴즈의 전통적인 퀴즈 방식에 대한 향수(鄕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학생들과 학교 현장에서 소통하고 호흡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개인전이 아니라 많은 학생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고, 경쟁 보다는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선배들의 진정성 있는 조언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학퀴즈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장학퀴즈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CCTV와 손잡고 중국 전역을 찾아가고 있다. 2000년부터 중국 청소년 퀴즈 프로그램을 후원해 온 SK는 올해 CCTV와 손잡고 중국 전역의 내로라하는 대표 학교가 참여하는 「SK극지소년강」(极智少年强 : 지혜로운 소년들의 경쟁)을 새롭게 마련했다. 지난 10월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에 방송 중인 ‘SK 극지소년강’은 CCTV의 상징성에다 중국 교육열, 그리고 인재양성이라는 프로그램 공익성이 더해져 방송 초기임에도 현지 열기가 무척 뜨겁다.
‘전국형 퀴즈 대항전’인 ‘SK극지소년강’은 북경시를 포함해 천진시(天津市), 하북성(河北省), 장수성(江蘇省), 저장성(浙江省), 산시성(山西省) 등 중국 전역의 24개 주요 대표 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인다. 단순한 지식 대결이 아니라 트렌드에 맞게 다양한 게임과 미션 수행 등을 통해 지덕체(智德體)를 모두 함양할 수 있는 ‘퀴즈 올림픽’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현장에서 직접 물리∙화학 실험 등을 통해 문제의 해답을 찾는 탐구형 퀴즈가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1년 간의 대장정을 통해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 학교를 뽑는 자리인 만큼 학교의 명예를 건 학생들 간의 자존심 대결도 치열하다. 최종 우승팀은 장학금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또래가 공부하는 교육 현장과 다양한 한류(韓流)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CCTV측은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10여 년 넘게 꾸준히 인재양성에 힘써온 SK기업철학과 진정성을 높이 평가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 「SK극지소년강」을 중국 내 청소년 대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4개 채널을 보유한 CCTV 방송 프로그램 중에 현재 국내 기업 이름이 반영된 것은 SK가 유일하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파트너와의 신뢰∙협력 관계 구축을 통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SK 입장에서 ‘SK극지소년강’도 중국과 한국, SK간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는 단초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미래의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가 될 수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익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깊다는 평가다.
SK 관계자는 “’SK극지소년강’을 통해 SK의 인재양성 철학과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장학퀴즈와 함께 한중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학퀴즈의 시작과 성공은 故 최종현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代를 이은 ‘인재양성’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장학퀴즈가 시작될 당시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퀴즈 프로그램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평소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헐벗고 굶주린 현실을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인재 육성’이라고 생각해 오던 故 최종현 회장은 장학퀴즈 후원을 결정했다. 방송 프로그램에 단독 후원자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장학퀴즈>가 처음이었다.
장학퀴즈 초대 MC를 맡았던 차인태씨의 회고 에세이(‘흔적’)에서도 故 최종현 회장의 국가관과 인재양성 철학을 엿볼 수 있다. 故 최종현 회장은 해마다 SK 그룹(당시 선경 그룹) 본사로 장원 학생들을 초청해 식사를 했는데 그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여러분은 졸업하고 선경 오면 안돼. 오지마 !”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이유를 물어보면 “더 좋은 데로 가야지. 좋은 머리를 갖고 나라를 위해 일 해야지”라고 최 회장은 담담히 말했다. ‘정 갈 곳이 없으면 선경에 오라는, 선경의 장학생이지만 선경을 목표로 삼지는 말라’는 큰 의미였다. 최종현 회장의 장학퀴즈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은 최태원 회장으로 이어져 SK는 장학퀴즈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도 장학퀴즈 포맷에 대한 아이디어를 직접 내는 등 장학퀴즈에 대한 애착은 최종현 회장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장학퀴즈가 방송된 44년 동안 우리 사회도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세계가 주목하는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다. 그 중심에는 바로 장학퀴즈 세대가 있었다. 검정 교복에 까까머리 고교생이었던 그들이 우리 사회를 자랑스런 대한민국으로 바꾸어 놓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이다. 장학퀴즈 출신들은 오늘날 학계, 언론계, 법조계, 의료계, 재계 등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오피니언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회의원 김두관, 서울대 김세직 교수 등을 비롯해 뮤지컬제작자 송승환, 앵커 한수진, 가수 김광진 씨 등도 장학퀴즈 출신이다.
세월이 흐른 만큼 인재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장학퀴즈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인재’는 거의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90년대부터 신세대, X세대로 대변되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고, 인재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매우 다양해졌다. 단순히 공부 잘하는 학생 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 모두가 ‘인재’라는 생각으로 변화한 것이다. 장학퀴즈도 이런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전통적인 개인전 형식에서 탈피하여 동아리, 선∙후배 등 다양한 구성으로 팀을 이루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고, 매주 특정한 주제를 탐구하기도 했으며, ‘학교 대항전’ 형식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인 변화를 해왔다.
장학퀴즈가 지난 44년간 변함없이 우리 청소년들의 곁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여기에 있다. ‘청소년 인재양성’이라는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는 유지하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SK의 변함 없는 지원도 그 바탕이 되었다. 요즘처럼 40주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프로그램이 허다한 방송 현실에서 44년을 이어 ‘거대한 숲’으로 성장한 장학퀴즈의 의미는 확실히 남다른 것이다.
급변하는 방송 환경과 학생들의 시청 패턴 변화 속에서 시청률 등 고민도 있지만, 장학퀴즈는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리 사회에는 장학퀴즈와 같은 차별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라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브랜드로 성장했다. 또한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지식을 늘리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가치 있는 일인지 알림으로써 교육을 통한 경제 성장에 큰 공헌을 했다”(서울대 경제학부 김세직 교수)는 말처럼 그 의미와 중요성은 지금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학퀴즈의 핵심 타깃인 청소년들의 장학퀴즈 유익성과 필요성에 대한 평가도 80%를 상회할 정도로 여전히 높다.
‘인재 양성’에 대한 故 최종현 회장의 철학으로 탄생한 장학퀴즈는 그동안 SK의 한결 같은 후원 아래 우리 사회에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것은 물론, 시대상을 반영하는 다양한 문화와 추억을 생산해냈다.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인재양성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장학퀴즈는 앞으로도 묵묵히 그리고 계속 발전하는 모습으로 우리나라 대표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서 자리를 지켜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제공 : 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