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도산면 관덕리 석산 일대는 채석장에서 발생한 비산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요신문] 경남 통영시가 석산과 아파트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한 비산먼지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관리감독에 나서야 할 시가 수수방관으로 일관해 시민건강에 관심이 없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비산먼지가 심각한 현장은 통영시 도산면 관덕리 일원의 한 석산. 면적 15만 701㎡에 이르는 이 석산은 2014년 6월 23일 허가를 득했다. 허가권자는 경상남도지사, 수허가자는 ㈜덕영토건이다. 허가목적은 토석채취다.
문제는 현장에서 불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민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거졌다. 우선 토석채취장에서 불과 21m 떨어진 지점에 민가가 자리했다. 또한 419m 떨어진 곳에 40여 가구가 부락을 형성하고 있는 중촌마을이 있으며, 900m 거리에는 45여 가구가 모인 한퇴마을이 위치했다.
채석장이 2년 6개월 전에 들어설 당시에 한퇴마을 주민들은 피해보상금 명목으로 100만 원을 받고 석산운영동의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한퇴마을보다 석산에 더욱 가까운 중촌마을 주민들은 피해를 극심할 것으로 예상하고 개발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남도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들어 채석장을 허가했다.
현장을 직접 가보니 이른 아침인 오전 6시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발파 및 돌 깨는 파쇄소음은 허용치에 가까웠고, 뒤편 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상하는 비산먼지는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특히 인근 다래농장은 비산먼지로 인해 작물성장이 더디어 비산먼지를 막는 방진막까지 설치해놓은 상태였다.
인근 지역민들은 빨래를 야외에 널지 못하는 것은 물론, 돌 깨는 소음으로 인해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밤에도 환청증세에 시달린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심각한 스트레스에 우울증까지 찾아온 이도 있다고 전했다.
주민 A 씨(여·57·관덕리)는 “발파소음에 의한 소음으로 노이로제 증세가 발생해 뚜렷한 병명도 없이 가슴이 아프다. 특히 시 공무원이 먼지는 기준치가 없다고 하는 말에 충격을 받고 허탈감을 느꼈다”면서 “먼지만 보면 가슴이 막혀 숨쉬기가 힘들다. 여생을 조용히 공기 맑은 곳에 살기 위해 삶의 터전을 이뤘지만 석산이 꿈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지역은 앞서 죽림코아루 아파트건설현장 비산먼지로 논란이 된 바 있다.
학계에 보고된 문헌을 보면 돌가루 성분은 규소(Si), 알루미늄(Al), 철(Fe), 칼슘(Ca), 나트륨(Na), 칼륨(K), 마그네슘(Mg) 등 광물질이 함유돼 있다. 이들 성분은 호흡 시 진폐증 등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이런데도 통영시는 민원제기 시에만 현장을 방문해 구두로 민원발생을 억제하라고 지시할 뿐, 별다른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경남도지사가 허가한 석산이기에 관리만 할 뿐 어떤 권한도 없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취재를 이어가자 시로부터 그나마 조금은 전향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통영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도산 토석채취장 비산먼지에 대해서는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현재 방진벽 설치, 집진기 설치 및 공정 중 살수작업 등 억제조치를 이행토록 조치하고 있다”며 “해당 업체로 하여금 비산먼지 저감방안을 강구토록 하는 등 주민들의 피해나 불편 사항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덕영토건 관계자 B 씨는 “먼지는 작업 시작 시 30여 분가량만 발생할 뿐이다. 먼지발생 억제를 위해 집진기가 설치돼 있는 등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에 앞서 죽림코아루 아파트건설현장에서도 비산먼지를 대량으로 발생시켜 논란이 된 바 있다(본보 12월 6일자 온라인 보도). 이 현장도 인근에 학교와 병원 등 공공시설이 다수 위치해 피해가 극심했다.
이처럼 통영지역에서는 비산먼지 발생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통영시가 관련 대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견지해온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