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의 O2O서비스 중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파킹(내년 초 출시 예정) 등 모빌리티(이동수단) 영역만 카카오가 직접 운영한다. 나머지 O2O서비스는 O2O를 운영하는 스타트업과 제휴해 플랫폼만 제공하고 서비스 운영은 제휴사에 맡길 계획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가 O2O서비스를 제휴사에 맡기는 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다. 카카오가 주차, 미용 등 기존 중소 스타트업이 해오던 영역에 진출했다는 것. 대리운전상생협의회 관계자는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은 중소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카카오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골목상권 전체를 먹잇감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카카오는 직접적인 O2O서비스에서 한 발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이유로는 최근 카카오게임, 카카오뮤직 등이 속한 플랫폼 콘텐츠 부문의 선전이다. 카카오의 올해 1~3분기 광고 매출은 3925억 원으로 지난해 1~3분기 4471억 원에 비해 줄었다. 그러나 콘텐츠 매출은 4800억 원으로 지난해 2062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게임, 음악 등 카카오 콘텐츠는 카카오톡, 카카오페이지, 멜론 등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서만 제공된다. 따라서 카카오 콘텐츠 부문 매출 증가는 카카오 플랫폼의 경쟁력 상승과 연결된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플랫폼 제휴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서비스의 퀄리티 및 고객의 신뢰도 향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카카오톡 계정 공유를 통한 가입자와 주문 확대는 카카오와 제휴사 모두 윈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O2O 스타트업 업계가 카카오 플랫폼 참여를 긍정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카카오 사용자를 통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카카오 플랫폼에 들어가면 기존에 가진 개성을 잃어버리고 운영 방식도 카카오 플랫폼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 판교오피스 건물. 고성준 기자 joonko1@ilyo.co.kr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제휴 수수료율이 제휴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카카오의 플랫폼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지도 고려할 요소다. 카카오 관계자는 “제휴 스타트업에 카카오의 트래픽과 결제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아직 사업 계획과 모델, 정책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수익이 일정 궤도에 오른 스타트업은 굳이 카카오와 제휴할 필요가 없어 보이고 평가는 좋지만 고객이 부족해 수익성이 떨어지면 고려해볼 만하다”며 “이미 일정 고객을 확보한 O2O 스타트업은 카카오와 제휴해도 여기서 고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일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O2O 스타트업뿐 아니라 게임사들도 카카오와 제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2012년 6월 게임사들과 제휴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4월에는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등을 거치지 않고 게임 앱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인 ‘카카오게임샵’을 출시했다. 카카오 게임 서비스는 카카오 매출의 20%를 담당한다.
그러나 이번 달부터 카카오게임샵 수수료율을 7.5%에서 30%로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해 게임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동안 적자 운영을 해왔으나 게임사들에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며 “기존 수수료율로는 게임샵 운영이 어려워 수수료율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게임의 경우 카카오와 제휴가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이 너무 치열해서 게임사들이 대부분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개발하는 분위기”라며 “해외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카카오와 제휴하는 것보다 페이스북 같은, 해외에서도 사용률이 높은 채널과 제휴하는 게 더 낫다”고 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도 게임업계의 최근 반응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구글과 협력 강화, PC 예뮬레이터 출시 등 다양한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외 채널 확보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방법을 찾지 못해 카카오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아프리카TV 주춤할 때 1인방송 시장 승부 볼까 카카오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다음tv팟과 카카오TV를 통합해 1인 방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2006년 출시된 다음tv팟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인터넷 개인 방송을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인 <마이리틀텔레비전>의 녹화 장면을 독점 생중계하면서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카카오TV는 카카오톡 채팅방 안에서 함께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다. 카카오는 두 서비스의 분산된 역량을 합쳐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경쟁사인 아프리카TV는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인기 BJ인 대도서관과 윰댕이 유튜브로 자리를 옮긴 후 인기가 떨어졌다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웹페이지 분석 업체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달 아프리카TV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690만 명으로 10월 770만 명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아프리카TV의 주가도 지난 7월 최대 3만 4350원에서 최근 2만 4000원대로 하락했다. 아프리카TV의 인기가 주춤한 틈을 타 카카오가 동영상 시장에서 치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의 통합 동영상 플랫폼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tv팟과 카카오TV의 통합은 아프리카TV의 사업성과 무관하게 계속 논의돼왔다”며 “두 서비스 통합 외에는 서비스 형태가 결정되지 않아 특징이나 전망에 대해서는 설명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