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해외순방이나 공식 석상에 나설 때마다 남다른 패션 감각을 보였으며, ‘패션 이미지 정치’는 한국패션디자인학회지에 논문이 실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최근에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직접 의상실에서 박 대통령의 의상을 제작한 사실이 알려지며 ‘박근혜 대통령 패션’은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붉은색의 상의를 착용하고 나와 ‘안보와 경제’를 강조했다.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평소 결연한 의지를 밝힐 때 붉은색 상의를 자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붉은색 상의는 ‘전투복’ ‘경제활성화복’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단행된 직후인 지난 1월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 두 축의 동시적 위기를 언급하며 경제활성화법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붉은색 더블버튼 자켓을 걸치고 결연한 표정으로 ‘경제 위기’를 강조했다. 또한, 왼쪽 가슴 위에는 사랑의 열매 배지를 착용해 붉은색의 강렬한 색깔 맞춤 코디를 선보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일과 29일 있었던 2·3차 대국민 담화에서 톤 다운된 심플한 상의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반면, 지난달 3일과 29일 있었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는 톤 다운된 상의를 선택했다.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고 언급하며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2차 대국민 사과에서는 블랙 자켓과 짙은 회색의 상의를 선보였다.
지난 29일 “국회의 방안에 따라 퇴진하겠다”고 밝혔던 3차 대국민 사과에서는 2차 담화 때보다 한층 톤 업 된 회색 자켓을 착용했다.
더불어 2차 담화에서는 착용하지 않았던 목걸이로 포인트를 줘 ‘대통령의 심경변화’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에게 의상을 제작해 건넸다는 증언이 등장하면서 ‘대통령 옷값’은 뇌물죄 적용의 변수로 떠올랐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