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강행 논란’ 지난 10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박은숙 기자
[일요신문] 박근혜 정부의 핵심과제였던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또다시 갈등이 예상된다. 박근혜 탄핵정국과 최순실 사태로 국정 혼란 중에 국민은행과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성과연봉제 강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법적 대응 등 모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권과 금융노조에 따르면, 지난 12일 KB국민·NH농협·우리·신한·KEB하나 등 주요은행은 일제히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주요 은행들이 한날 한 시에 이사회 의결을 강행하자 이를 둘러싼 잡음이 터지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성과연봉제 금융당국의 압박 영향이라는 지적과 함께 은행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사측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지난 9일 금융위로부터 오늘(12일) 이사회 의결을 무조건 강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혼란한 틈을 타 금융당국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사업 강행을 주도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은행연합회가 지난 7월 ‘민간은행 성과연봉제 도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금융노조는 파업 압박으로 응수해 논란을 빚었다. 이 와중에 최순실 게이트로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이 흐지부지해졌다가 임종룡 위원장 등 금융당국이 이달 들어 은행들을 다시 압박했다는 지적이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가 쉬운 해고를 유발하고 과도한 성과 경쟁으로 불완전판매 증가 등을 이유로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를 주장해왔다.
일부에서는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무효확인 소송 제기한 사실과 지난 9월에 이어 2차 총파업 등 노사 갈등과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시중은행에 당장 성과연봉제가 도입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