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매주(50·여) 씨는 ‘세월호 7시간’ 때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맡았던 정송주(55·여) 토니 앤 가이 원장의 친동생이다. 정 원장과 대부분 동행하며 박 대통령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취재진으로 둘러싸인 토니 앤 가이 청담점
문제는 이 사실을 두고 토니 앤 가이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 모두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토니 앤 가이 청담점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A 씨는 “정매주 씨는 청담점 이사로 예약 관리와 고객 응대를 담당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아니다”라며 “정매주 씨가 대통령 화장을 해줬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매주 씨는 토니 앤 가이 대구점 원장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대구점 관계자에 따르면 정 씨는 대구 매장에 온 적 조차 없었다. 토니 앤 가이 아카데미의 이사를 지냈지만 발길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 년 아카데미에서 근무한 관계자 역시 정매주 씨를 “본 적 조차 없다”고 했다.
그 외에도 청와대에서 근무할 정도의 경력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특히 강남에 위치한 주요 메이크업 업체 6곳 관계자 모두 정매주 씨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10년 이상 경력의 유명 연예인 메이크업 담당자 3명 역시 정매주 씨에 대해 “처음 듣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무경력 인사를 청와대로 불러 들이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이를 두고 메이크업 업계 관계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익명을 원한 한 메이크업 관계자는 “청와대 전속 메이크업이었다는 경력 하나만으로도 가게 하나 낼 수 있을 정도다. 소문이 퍼지면 가게 앞에 줄이 늘어질 정도”라며 “경력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을 담당했다는 건 명백한 특혜”라고 성토했다.
<일요신문>은 정매주 씨에게 과거 경력과 청와대 입성 계기 등을 물으려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정매주 씨의 무경력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청와대는 또 다시 ‘인사 구설수’에 휘말릴 전망이다. 청와대는 최순실이 다니던 헬스 클럽의 트레이너 윤전추 씨를 지난 2013년 3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비서실 행정관으로 임명한 바 있다. 공무원 3급은 행정고시 출신도 보통 20년 걸려야 진급 가능하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