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은 올 시즌 KLPGA 다승왕, 최저타수상, 인기상을 휩쓸었다. 12월 6일 ‘2016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인기상 수상소감을 말하는 박성현. 연합뉴스
지난 3년간 박성현을 후원했던 넵스와의 계약이 이번 연말로 마무리되면서 여자 골프계의 ‘대세’로 떠오른 박성현이 어느 기업과 손을 잡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무엇보다 박성현은 올 시즌 상금왕과 다승왕, 최저타수상, 인기상을 휩쓸며 한국 여자골프선수 중 최고의 주가를 올렸다. LPGA 투어에도 초청 선수 신분으로 출전해서 우승은 없었지만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각각 준우승과 3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LPGA 무대의 신인왕은 박성현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성적뿐만 아니라 갤러리들을 몰고 다니는 박성현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2016KLPGA 대상 시상식에서 박성현은 2년 연속 인기상을 수상했다. 팬미팅 행사에는 400여 명의 팬들이 몰려 들어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실력과 인기, 외모를 모두 함께 갖고 있는 박성현이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한 상황.
골프계에선 박성현의 스폰서 계약이 미뤄지는 이유로 천정부지로 치솟은 몸값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박성현과 후원 계약을 맺으려면 최대 15억~20억 원은 제시해야 계약에 이를 수 있을 것이란 소문도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박성현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세마 스포츠는 잘못된 소문으로 선수가 오해를 받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세마 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단 한 번도 박성현 프로의 몸값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그런데 시중에는 15억, 20억 얘기가 나돌고 있고, 마치 우리가 선수의 몸값을 올리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더라. 소문이 이상하게 나와서 그런지 기업에서 선뜻 후원하겠다고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근 최순실 사태로 기업들이 자세를 낮추고 있는 터라 거액의 스폰서 계약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게 세마 스포츠 관계자의 얘기다.
박성현은 또한 지난 16일 중국 광저우 사자호골프장에서 개막한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 불참하면서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이 대회에 불참하면 이전 받았던 상금의 100%를 돌려줘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할 경우 박성현은 1억 3000만 원을 내놓아야만 한다.
박성현은 미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올 시즌 남은 대회에 모두 불참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LPGA 데뷔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잔여 대회 불참을 선언한 터라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불참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상벌위원회가 결정을 내린 대로 이행하겠다는 게 박성현 측의 입장이다.
박성현은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떠나는데 대해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준비할 것도 많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게 컸다. 무엇보다 올 시즌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을 오가며 30여 개 대회에 출전한 터라 체력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한 대회에만 출전하면 다른 대회 측에서 서운해할까봐 아예 잔여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말한 건데 이로 인해 오해도 많이 받았고, 듣기 싫은 소리도 들어야 했다. 나도 괴로웠고 힘들었다. 내가 잘못 선택한 건가? 싶기도 했고. 그래도 이미 결정한 걸 되돌리긴 어려웠다. 이런 미안함은 내년에 LPGA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천천히 갚아 나가고 싶다. 내 진심을 이해한다면 팬들도 응원을 보내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