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호 원장 | ||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찬 총리가 언급한 노 대통령의 ‘허리 이상’ 발언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국가적인 보안사항으로 지켜져야 할 국가원수의 건강사항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밝혀진 것을 두고 관심이 쉽게 식지 않을 분위기인 것. 일단 청와대측은 이 총리의 이 발언이 ‘팩트’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이 총리의 발언은 골프와 관련된 얘기를 하던 중 불쑥 튀어나왔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도 가끔 골프를 치는데 한 번 치고 나면 허리통증이 약 2주 정도 가는 모양이더라. 디스크 수술이 깨끗하게 안 된 것 같다. 회의석상에서도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발언 직후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3시간 이상 걸리는 부처 업무 보고를 하루에 두 번 소화할 정도로 허리에 전혀 이상이 없다”며 “대통령이 허리 통증에 대해 농담으로 조금 과장한 것을 총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청와대는 이 총리측에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허리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자연스레 관심은 지난 2003년 초 노 대통령의 디스크 수술을 담당했던 우리들병원(원장 이상호)에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디스크 치료를 위해 우리들병원에서 ‘내시경 레이저 병용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 수술법은 내시경을 보면서 튀어나온 디스크에 레이저를 쏴 제거하는 것으로 출혈과 통증이 적고 수술시간이 40분 정도로 짧은 게 특징이다. 우리들병원은 이 수술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의료업계의 풍운아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는 제약회사인 수도약품까지 인수하며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계열사만 10여 개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들병원의 수술법은 학계에서 논란을 빚어왔다. “불필요한 수술을 양산하고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함께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 논란의 골자.
이에 대해 척추외과학회장을 맡고 있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희전 교수는 “우리들병원이 시행하는 수술에 대해 학계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수술이 불필요한 환자에 대해 무리하게 많은 수술을 시술한다는 비판도 있고 시술법이 가지고 있는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며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수술법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학계의 의견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고 어떤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우리들병원이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수술법에 대한 논란도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도 지난 5월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허리 문제와 관련 “레이저 수술은 돌출된 디스크를 정확하게 떼낼 수 없는 미봉적인 치료이고 레이저로 자칫 신경이 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 레이저 치료로 가능한 허리통증이라면 물리·운동요법으로 허리근육을 유연하고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우리들병원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최근 언론을 통해 “과거 레이저 수술은 내시경으로 환부를 보지 않고 레이저빔을 쐈고 빔이 넓어 열이 미치는 범위가 넓었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으로 관찰하면서 범위가 좁은 빔을 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또 홍보실 관계자는 “우리들병원의 ‘내시경 레이저 수술법’은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들병원은 절개부위를 최소화해 환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왔다. 우리들병원의 수술방법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