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기업은행장 내정자
정찬우 이사장은 정부 인맥을 이용해 금융권 인사에 수차례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이사장에게 만사정통(모든 인사는 정찬우로 통한다)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다.
금융위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통해 “금융위는 노조가 언급한 인물을 후임 기업은행장으로 추천한 바 없다”며 “노조 성명에서 언급한 모임도 전혀 가진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모임에 참석했다는 한 당사자로부터 ‘본인은 들러리를 섰을 뿐’이라는 해명이 있었다”며 “금융위 고위 관계자가 노조에 전화를 해 ‘법에 따라 금융위가 후보를 제청한 것’이라며 후보 추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차기 행장에 내정된 인사가 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인물이니만큼 앞으로도 내부 반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향후 행동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부 민심에 대한 입장을 다시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은행 본점 전경. 박정훈 기자 onepark@ilyo.co.kr
다만 행장 선임에 변수가 남아 있다. 기업은행장 선임에는 청와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야권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인사권 행사를 반대하고 있다. 최근 황 권한대행이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을 신임 한국마사회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12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한도 본인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다는 큰 착각에 빠진 것 같다”며 “권한대행은 직무 정지된 대통령을 대행하여 국정을 관리하는 것이지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맘대로 행사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기업은행장 선임은 황 권한대행의 향후 인사권 행사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월에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3월에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만약 황 권한대행이 야권의 반발에 부딪쳐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다른 금융공기업의 인사권 행사도 힘들어질 수 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IBK저축은행 낙하산 인사 논란…사외인사 3명 친박계와 인연 IBK기업은행 계열사인 IBK저축은행은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IBK저축은행은 지난 11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외이사 4명을 선임했다. 이날 송석구·임효성 사외이사의 연임과 강일원·변상구 사외이사의 신규 선임이 결정됐다. 사외이사 4명 중 변상구 이사를 제외한 3명은 친박계와 인연이 있다. 강일원 이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재직하다 2015년 9월 사퇴했다. 연임한 송석구 이사는 박 대통령 경선후보 조직특보를 역임했고 임효성 이사는 2014년 새누리당 충청북도당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IBK저축은행 임원은 자체 이사회를 통해 후보를 추천한 후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IBK저축은행은 기업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기업은행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IBK저축은행 측은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IBK저축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의 선임 배경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결정한 일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