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성탄전야 촛불집회 현장 모습
[일요신문] 성탄전야 젊은 연인들과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촛불트리 앞으로 모여들었다.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에서 영하권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조기 결정’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광화문광장 60만 명(경찰 추산 3만 6000명) 등 전국 곳곳에서 70만 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날 광화문집회에서는 가수 윤종신씨 뮤직비디오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수많은 촛불인파속에 크리스마스캐롤이 아닌 이른바 탄핵캐롤이 울려 퍼지고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져 크리스마스축제 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진행된 공연 제목도 ‘하야 크리스마스 콘서트’였다.
오후 6시30분 본집회 일부행사를 마친 시민들은 청와대와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안국동 헌법재판소 방면으로 행진했다. 법원은 전날 내년 1월14일까지 매주 토요일 주말집회를 헌재 인근에서 열 수 있다고 결정했다. 다만, 안국역 5번 출구 및 삼청동 총리공관 인근 등 일부지역은 안전 문제 및 집시법상 거리제한 조항 때문에 제한됐다.
이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한 시민들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박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수갑을 선물하는 행사를,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는 ‘황교안 퇴장 레드카드’를 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역시 맞불집회를 열었다. 행사주최인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는 오후 4시부터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누가누가 잘하나’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이는 촛불집회와 세 경쟁을 의미하는 말로 이들은 태극기와 ‘탄핵무효’ 피켓을 들고 박 대통령의 탄핵 기각과 국회 해산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이날 100만 명이 모였다고 발표했지만 경찰 추산인원은 1만5000명이었다. 서로 지지하는 바는 확연히 달랐지만 모처럼 대한민국 남녀노소가 함께한 성탄전야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