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크리스마스 선물은 박근혜 탄핵” 결선투표·개헌 놓고는 온도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위)와 이재명 성남시장(아래)
[일요신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뜨거워진 촛불민심이 성탄전야를 밝힌 가운데 야권 대선주자들의 행보도 뜨거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촛불집회 광장으로 뛰어들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월호 참사 팽목항을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양로원을 방문해 온정을 나누었다. 각기 다른 행보 속에서도 “박근혜 퇴진”에는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먼저 여야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24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촛불을 든 백만의 예수를 보았다. 이웃과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 추위 속에서 세상을 밝히는 사람들, 국민들 모두 이 시대의 예수”라고 말했다. 또 “작은 촛불 속에 사람 사랑이 담겼다. 예수가 사랑으로 우리에게 남긴 세상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세상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된 뒤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민간잠수사 김관홍 씨의 집을 찾아 김 씨의 딸들에게 성탄선물을 주었다. 오후에는 홍대 길거리에서 노숙자와 홈리스들을 위한 ‘빅이슈’ 잡지 판매를 돕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광화문 광장을 찾아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격려했다. 이어 헌법재판소까지 시민들과 함께 행진에 나서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구속수사”와 “황교안 총리 퇴진”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현장에서 “최고의 크리스마스선물은 박근혜 퇴진”이라고 강조하기도 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이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 등에 “국민 주머니를 채워 유효수요를 확충하고, 공정경쟁으로 의욕을 되살려 경제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복지확대는 경제성장의 마중물”이라며,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경제난을 극복하고 복지 성장론을 강조했다. 경제적인 정책 마련으로 포스트 박근혜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위)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아래)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시립수락양로원을 찾아 어르신들을 만나 온정을 베풀었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정치인을 비롯해 권력 있는 자들과 많이 배운 자들과 많이 가진 자들을 부끄럽게 만든 비폭력 시민혁명이 땅 위에 가득 내려앉았다. 거룩한 평화의 촛불이 우리를 겸허하게 만드는 밤”이라며, “위대한 국민들께서 성탄절 이브의 밤을 희망의 빛으로 가득 밝히고 계신다”고 촛불민심을 격려했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과 순천 촛불집회을 찾았다.
박 시장은 자신의 SNS에 “팽목항을 찾았다. 세월호가 던진 ‘국가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며 대통령을 탄핵했다. 탄핵완수 소식을 전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꼭 탄핵해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피눈물을 멈추게 하겠다. 그때 꼭 다시 찾겠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뜻은 하루라도 빨리 탄핵이 인용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와 정부는 그 뜻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탄핵 조기 결정을 촉구했다.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가족과 연인 등 촛불민심을 끌어안으려는 야권 대선주자였지만, 결선투표와 개헌 등에 대해선 각자 입장차가 분명해 이들 야권 대선주자간의 경쟁과 갈등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촛불민심으로 대변되는 국민요구에 누가 부합하는 행보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