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박 전 원장의 퇴임이 관심을 끄는 데는 최근 두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소유 및 지배구조를 바꾸겠다고 발표한 것과 맞물리기 때문.
1월19일 두산그룹은 3년 안에 (주)두산을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해 현재의 계열사 간 순환출자에 의존한 소유구조를 단순화하고, 계열사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박용성 전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는 (주)두산을 제외한 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할 계획이다.
현재 (주)두산은 총수가족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1.42%지만 계열사가 소유한 주식을 제외하면 20.67%가 남게 되어 여전히 총수일가의 소유로 남게 된다. 때문에 총수 일가 중 유일하게 도덕성에 상처를 입지 않은 박용현 전 원장이 그룹 회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이다.
박 전 원장은 그룹경영 참여에 대해서는 “두산그룹이 이미 그룹회장제를 폐지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기로 했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되듯 그룹회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역할이 주어지면 그룹 내에서 일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그룹회장이 아닌 이사회 의장 등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총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예상하기도 한다. 퇴임 후 박 전 원장은 작년 11월 취임한 연강재단 이사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