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야 배우야” 이휘재, 필터링 안 거친 발언에 대중 분노
이른 바 ‘방송밥’을 20여 년 째 먹고 있으면서도 변함없이 가벼운 입이 문제였다. 지난 12월 31일 SBS SAF연기대상 MC를 맡은 이휘재는 패딩 점퍼를 입고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성동일에게 “PD인지 배우인지 모르겠다”라며 두 차례에 걸쳐 지적해 시청자를 당황스럽게 했다. 특히 카메라에 잡힌 성동일의 굳은 표정은 이휘재의 발언이 결코 유쾌한 애드립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이휘재는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한 아이유와 이준기에게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두 사람 사이가 수상하다”라며 이미 가수 장기하와 공개 연애 중인 아이유에게 무례한 발언을 이어갔다.
사과문 게시 이후에도 비판 댓글이 폭주하면서 결국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이휘재. 사진 이휘재 인스타그램
결국 폭발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이휘재는 자신의 SNS에 “생방송에서 좀 재밌게 해보자했던 욕심이 과했다. 제 언행으로 불편하셨을 많은 배우들과 시청자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불이 붙은 비판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지자 끝내 SNS를 닫아버린 상태다.
애초에 이휘재는 MC 진행에서 보이는 안하무인적 태도나 문제 발언으로 인해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바 있다. 특히 2006년 KBS 2TV 예능 <상상플러스>에서 함께 출연한 개그맨 정형돈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날리거나 <해피투게더>의 메인MC 박명수를 정색하며 비난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나마 KBS 2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쌍둥이 아들을 키우며 고군분투하는 초보 아빠로서의 이미지 변신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결국 ‘입’ 때문에 다시 발목을 잡힌 셈이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갓동민’에서 ‘혐동민’으로
개그맨 장동민에 대한 평가가 바뀐 것은 tvN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에 출연하고 나서부터였다. 욕 잘하고 까칠한 개그맨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그는 순식간에 ‘게임을 지배하는 자’ ‘갓(God)동민’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이 기세를 타고 2015년 4월 MBC <무한도전>의 여섯 번째 멤버 후보에 오르는 영광까지 거머쥐었지만 상승 기류는 오래 가지 않았다. 라디오 팟캐스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옹꾸라)>에서 언급한 여성 비하 발언과 삼풍백화점 참사 생존자 모욕 발언으로 장동민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는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여성비하발언, 삼풍백화점 참사 생존자 비하 발언에 대한 사과기자회견을 개최한 옹달샘 멤버. 사진 SBS 한밤의 tv연예 방송 캡처
일부 장동민을 옹호하는 측에서 “애초에 언론에 공개된 장동민 발언은 전후사정을 전부 편집해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장동민이 실제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이 사실인만큼 여전히 그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은 차가울 수밖에 없다.
◇“빨갱이 사탄 물리쳐주소서” 백발의 디바 윤복희, 정치 편향성 발언 구설수
지난 연말을 뜨겁게 달궜던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원로가수 윤복희의 SNS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단 네 줄의 글귀가 문제였다.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내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억울한 분들의 기도를 들으소서.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을 물리쳐 주소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촛불집회 참여 국민들을 상대로 ‘빨갱이’나 ‘사탄’으로 묘사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거셌다.
사진 윤복희 씨 트위터 캡처
그러나 이후 12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저를 괴롭히던 정치가가 공연을 못하게 해서 극장 측이 어이없게 관객들 표를 다 물어줬다. ‘박 대통령 내려오라’고 말하면 공연하게 해주겠다는 압력을 받았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주장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분노한 일부 네티즌들은 “제4공화국과 현대를 모두 겪어본 장본인이 스스로 이런 말을 했다니 어이가 없다”라며 SNS를 통해 윤복희에게 비난 글을 보냈다. 현재 문제가 된 원본 글은 모두 삭제됐으며, 윤복희는 자신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에게 “말조심” “할일 없니?” “늙은이 맛도 없는데 그만 씹으세요”라며 답변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