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왼쪽)와 미위팅의 리민배 결승전 대국 모습.
[일요신문] 한국바둑이 연초 중국에서 희망을 쏘아올렸다.
4일 중국 항저우시 중국기원 항저우 분원에서 막을 내린 2016 리민배 세계신예바둑최강전 결승에서 신진서 6단이 중국 랭킹 3위 미위팅 9단에게 219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 국가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한 신 6단은 32강에서 최정 7단을 꺾은 데 이어 쉬자위안 2단, 신민준 5단, 변상일 5단을 연파하며 결승에 진출했었다. 신 6단은 지난해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서 미위팅 9단에게 승리해 기대를 모았지만 고전 끝에 패해 국제대회 첫 우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신진서 6단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바둑은 새로운 희망을 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예대회라고는 하나 중국은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경력자 3명이 출전했고 타이틀 유경험자가 13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것.
이번 대회에 한국은 신진서를 비롯해 이동훈, 변상일, 신민준, 설현준 등 5명이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신민준은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라는 커제를 꺾었고, 농심신라면배에서 한국을 괴롭혔던 판팅위는 변상일이 잡았다. 또 신진서, 신민준의 뒤를 이어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한 설현준도 전기 우승자 구쯔하오와 특급신예 자오천위를 연파하며 새로운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동안 국내 바둑계에서는 ‘박정환, 신진서 말고는 세계대회에서 통할 카드가 없다’는 소리까지 흘러나왔었다. 그러나 이들 10대 기사들이 2017년 들어 일제히 기지개를 켜면서 중국과 대등한 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2017년 세계정상을 노리고 있는 신진서는 제1회 신오배 8강에 올라 중국 롄샤오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