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너는 말 타니? 나는 소 탄다.’
소의 등에 올라타 여유롭게 장애물을 뛰어넘는 묘기를 보여주는 장본인은 뉴질랜드 인버카길의 세라 심슨(18)이다. 11세 때 말을 타고 싶었지만 말이 너무 비싸서 사줄 수 없다는 부모의 말을 듣고 실망했던 소녀는 곧 차선책을 찾아냈다. 바로 농장에서 뛰어다니던 6개월 된 송아지를 타기로 했던 것. 용기를 내서 송아지 등에 올라탔던 소녀는 이내 송아지와 호흡을 맞췄고, 그 후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라일락’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준 이 소의 등에 올라타길 어언 6년 반. 지금은 능숙한 솜씨로 장애물까지 뛰어넘을 정도가 됐으며, 산으로 들로 혹은 강으로 산책을 나가는 등 말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
하지만 사실 소를 타는 것은 말을 타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우선 소의 천성은 별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한 번 산책이라도 나가려면 소를 재촉해야 한다. 뛰어넘을 수 있는 장애물 높이도 최고 1.4m고, 구보를 하거나 언덕을 오르내리는 것은 싫어하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곳도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토록 원하던 말 한 마리도 갖고 있지만 말보다 소를 타는 것이 더 즐겁다고 말하는 심슨의 모습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광경이 된 지 오래다. 출처 <뉴질랜드 헤럴드>.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