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시내에 있던 완주군 공공기관들이 용진면 완주군청 주변이나 신설되는 삼봉시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완주군청 전경. 사진제공=완주군
전주와 완주를 함께 관할하던 조직을 완주만을 관할하는 조직으로 따로 떼어 독립하거나 완주에 없는 기관은 새로 설립하고 전주에 있는 기관은 완주로 옮겨 군민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완주군의 구상이다.
혁신도시 건설과 대기업 이전으로 전북 도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주민과 세금이 늘어나는 완주군은 한 걸음 나아가 독자적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가 15만 명을 넘거나 2만 5000명 이상인 읍이 2개 이상이면 시 승격이 가능하다.
이처럼 완주군이 전주시와의 더부살이를 청산하고 독자적 지방자치단체로서 면모를 갖춰 가면서 전주 완주 통합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완주군은 전주시를 도넛 형태로 둘러싸고 있고 일제강점기에 분리되기 전까지는 원래 한 자치단체였다. 완주와 전주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분리됐으나 관공서가 밀집된 전주를 중심으로 ‘한 지붕 두 살림’을 해 왔다.
수차례 통합 논의가 진행됐지만 2013년 6월 혐오시설 이전 등을 우려한 완주 군민의 반대로 주민투표가 부결되면서 통합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소방서와 세무서 등은 전주에서 완주까지 관할했고 완주교육지원청 등 완주군만을 관할하는 공공기관도 사무실이 전주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완주는 전주 생활권이어서 별도의 지원 또는 법원도 없다. 이에 법원 신설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장수)은 완주에도 법원을 신설토록 하는 내용의 가칭 ‘완주군 법원’ 설립에 관한 법원 설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가칭 ‘완주군소방서’도 신설된다. 전북소방본부는 2019년 봄 개소를 목표로 96억 원을 들여 완주 삼봉지구에 소방서를 신설키로 했다. 삼례, 봉동, 이서 지역이 빠르게 도시화되면서 소방은 물론 구조구급 수요도 커지면서다. 그동안 완주군 봉동 삼례읍은 전주덕진소방서에서, 이서 구이면은 전주완산소방서에서 관할해 왔다.
완주교육지원청도 전주에서 완주로 이전한다. 2019년 9월 신축 이전을 목표로 약 136억 원이 투입된다. 이전 예정지는 용진면 완주군청 주변이 꼽힌다. 전주 시내에 있는 국토정보공사 완주지사와 완주군 산림조합도 완주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전주완주지부도 분리 이전이 거론되고 있다. ‘한 지붕 두 살림’을 해 온 전주지부와 완주지부를 분리해 이전하는 방식이다. 전주에 있는 완주군선거관리위원회와 전주세무서에서 분리된 가칭 ‘완주세무서’ 신설도 추진 중이다. 완주군은 이 밖에도 여러 공공기관을 완주로 이전하거나 신설하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완주군은 이서면 일대에 전북혁신도시가 건설되고 봉동읍 완주산업단지, 과학연구단지에 현대자동차 상용차공장, KCC, LS엠트론, 한솔케미칼 등이 입주하면서 주민과 세수가 급증하고 있다. 11월 말 현재 완주군 인구는 9만 5468명으로 김제시(8만 7830명)와 남원시(8만 4393명)를 뛰어넘었다. 군세 수입도 연 800억 원을 돌파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