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새누리당 탈당파가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명채택회의를 열고 공식 당명을 ‘바른정당’으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이에 새누리당 잔류파에서는 신당을 두고 “모 아니면 도”라며 우려반 기대반 눈치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 여차 하면 넘어가겠다며 주새야신(낮에는 새누리, 밤에는 신당)하는 의원도 적잖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절반의 성공’으로 회자하는 신당을 두고 그간 알려지지 않은 사실 몇 가지를 알린다.
신당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창당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로, 실패 확률이 낮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10월말경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측이 소위 말하는 정치권의 ‘꾼’들에게 창당 작업을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이들은 국회 앞 모 빌딩 7층에 터를 잡고 창당에 필요한 작업을 준비해 왔다고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전했다.
이 인사는 “김 전 대표가 창당에 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물었고 일부가 ‘30억 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니 빚을 내서라도 준비하자고 한 것으로 안다”며 “탈당파가 1000만 원 단위에서 갹출하고 몇몇 대선 후보급 인사들이 큰돈을 투척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신당은 창당에 필요한 자금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없다고 한다. 또 새누리당 사무처 출신 사이에서도 창당과 관련해 전문성 있는 인사들이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줬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만큼 신당을 갈망했던 여권 인사들이 많았던 셈이다.
신당은 또 ‘절차의 민주성’을 새누리당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잡았다고 한다. 결과 도출까지의 과정에서 난상토론과 불협화음이 불가피하더라도 되도록이면 의견 제시자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하는 일종의 ‘화백회의’로 가자는 결의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매일 오전 원탁회의를 통해 안건별 견해를 피력하고 이를 담당자가 수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새누리당이 청와대 하달 이슈를 지도부의 일방통보성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 것과 정반대다. 그래서 창당 멤버 한 명 한 명이 주인의식을 가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신당은 이에 집토끼냐 산토끼냐를 두고 치열한 토론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보수층을 끌어안는 것에서 시작해 중도로 확장하자는 플랜A와, 정통보수층은 끝내는 신당을 지지하게 돼 있으니 중도부터 공략하자는 플랜B의 충돌이다. 이에 당명에 ‘보수’라는 단어를 넣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쟁이 인 것이다.
당색도 옛 한나라당 당시의 파란색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은데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쓰고 있어 고민거리라는 말도 들린다. 여전히 정통보수층에서는 파란색 선호도가 있다는 까닭이다.
신당의 당사 위치가 태흥빌딩 5층으로 자리를 잡은 것에도 숨겨진 이유가 있다. 새누리당, 민주당, 정의당 당사와 반대편인 KBS 쪽에 위치한 태흥빌딩은 각 당사 중 국회에서 걸어서 가기에 가장 가까운 위치다.
김무성 전 대표는 신당 당사의 위치를 두고 “절대 차로 가기에도 걸어가기에도 어정쩡해서는 안 되고 도보의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으로 물색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예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시절의 아방궁 당사와 불과 수십 미터 거리에 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