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센달 풍의 「도심속 친환경 전원주택」조성 길 열려
용적률·생태면적률 50%, 파스텔풍 저주택, 카페거리, 담장대신 생울타리 조성 등
- 난개발 우려 40년 ‘허가 불허’의 규제행정 과감히 탈피,
108필지 토지주의 얽힌 실타래 ‘구,10개월 노력 끝에 가이드라인 제시’ 풀어
난공불락 걸림돌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주민 설득 70% 동의,
기부채납 조건으로 건축허가 출구 마련 주민숙원 해결
- 조은희 구청장, “발상의 전환으로 주민 입장서 함께 머리 맞대니 길 열려, 구청과 주민이
협력하여 스스로 마을 조성 기준 마련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표준모델 될 것”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40여 년 동안 무허가 건물이 난립해 흉물스레 방치되어 왔던 ‘서초구의 구룡마을’, 일명 국회단지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심 속 친환경 명품 주택단지로 새롭게 들어선다.
▲ 국회단지 위치도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방배동 511번지 일대 32,172㎡(108필지) 규모의 국회단지에 대해 지난 10개월간 ‘개발 및 관리 마스터플랜’ 을 수립하고, ‘자연(녹색 주택단지), 건강(서울둘레길), 도시(입지적 조건)’ 등 3개 테마의 기본 구상을 담은 ‘개발 가이드라인’ 을 마련, 건축허가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구는 현재 건축허가 1건 신청 접수, 5건이 신청 예정으로 있는 등 신속한 구 건축심의위원회를 열어 허가해 줄 방침이어서 개발이 급물살을 탈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배동 국회단지는 1970년대 당시 국회사무처 직원들의 거주를 목적으로 계획된 지역이었으나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충족되지 않아 난개발을 우려해 지난 40년 동안 방치돼온 지역이다.
이번에 구가 건축허가의 조건이 되는 기반시설 설치의 걸림돌 해법을 찾아 마련한 개발 가이드라인은 △마을 중심 길을 현행 6m에서 8m로 확충(도로좌우 각 1m씩 토지주의 기부채납), △상·하수도 설치비용의 건축주 부담, △주택 건폐율 20%, 용적률 50%, 생태면적률 50% 적용할 것 등이다. 또 △저탄소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 및 파스텔풍의 3층 이하 저층 주택, △생울타리 담장 및 투수성 잔디 식재, 조경 등 풍부한 녹지공간 확보, △지역특성 감안 국지성 호우 산사태 대비 자연 배수로 및 저류조 설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구는 3∼4년 내에 우면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이곳에 200여 세대가 들어선 네덜란드 로센달과 같은「동화속 언덕」의 테마형 마을로 조성, 도심 속 자연친화적 명품 전원 주택단지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구체적 계획을 살펴보면 서울둘레길의 관문인 단지 초입부는 근린생활시설을 허용, 카페거리와 디자인 샵(공방, 악세사리) 등 주거․편의시설이 포함된 특화거리로 꾸미고 후면부는 주택만 허용해 자연환경과 조화되는 마을 블럭별 테마를 조성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망권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마을 전체가 벚나무 단풍나무 등 조경식수를 통해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가로등, 벤치, 보도블럭 등 하나하나를 테마형으로 조성 및 배치해 ‘자연 녹지지역과 조화되는 품격 있는 주택단지’화 한다는 복안이다.
우면산 자락에 위치해 천혜의 환경을 갖춘 이곳은 서울의 관문지역으로 사당역이 5분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2021년 완공예정인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예정되어 있는 등 입지여건도 우수하다.
그동안 고물상, 무단적치 등이 난립하여 소음, 악취, 분진으로 인해 도시미관을 저해되는 등 우면산 자락의 흉물로 40년 넘게 방치돼 왔던 이 지역을 구가 이번에 결실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데는 근본적 해법 마련에 나선 조은희 구청장의 뚝심이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 수 있었던 것이다.
구는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국회단지’ 개발 방안에 대한 법률자문과 도시․건축 전문가 회의를 거치면서 주민설득과 대안 마련이란 투트랙의 시동을 걸며 박차를 가했다. 무려 200여명의 단지 내 도로 공동 소유자와 108필지의 토지 소유주를 수십 차례 만나 주택단지 조성에 걸림돌이 되는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설치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였다. 또한 설문조사를 통해 개발에 대한 주민동의를 70% 이상을 얻어냈으며,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건축허가 출구를 마련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그동안 누구도 손을 못 대고 방치됐던 주민숙원을 해결 할 수 있었다.
이 지역의 토지소유자 양 아무개씨는 “1980년대부터 이 지역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었는데, 이렇게 현실적인 대안을 빠른 시간내 마련해 줘 놀랐다.”며 반색했다.
그동안 토지 소유자들은 건축허가 및 공영개발 등을 끊임없이 요구했으며, 서초구도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요청했지만 현행법령상 기반시설 미설치와 자연녹지지역은 보전을 원칙으로 하는 시 방침에 따라 번번이 개발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구는 단지가 조성되면 우면산 둘레길과 사당에서 예술의 전당까지 녹색문화예술벨트를 잇는 서초형 친환경 명품 전원 주택단지를 구현해 서울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번 ‘국회단지’ 개발은 원칙과 법타령의 규제적 사고의 틀을 깨고 발상의 전환으로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조성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구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는 등 상생의 방안을 실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표준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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