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뉴스화면 캡처.
1월 13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6시 1분쯤 112상황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초등학생 한 명은 전화상으로 “친구가 다른 초등학교 학생들한테 폭력을 당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남경찰청 112상황실에서 근무하던 김 경위(50)의 반응이었다. 그는 “부모님한테 연락해요” 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초등학생이 “예?” 라고 묻자 김 경위는 “엄마한테 신고하세요. 엄마한테, 엄마한테 신고하도록 해요” 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김 경위는 출동 지시 등 다른 후속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폭행을 당한 김 군(12)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말했고 경남김해서부서 장유지구대에 사건을 접수하며 수사가 시작될 수 있었다. 김 군은 PC방에서 인근 초등학교 5학년 학생 다섯 명으로부터 폭행과 위협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이 야구방망이로 의자를 치거나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위협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은 경찰에 신고 전화를 시도한 이후 아버지가 PC방으로 데리러 올 때까지 한동안 기다려야 했다. 김 군은 병원에서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데 이어 충격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김 경위에 대해 인사 조치 및 엄중한 문책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현재 김 경위는 감찰 조사를 받게 됐으며, 지금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경위는 “나도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공식적인 변명이나 해명은 없고, 학교폭력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하지 않고 미온적으로 대처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출동을 해야 했는데 신고 접수자가 잘못 판단을 한 듯하다“. 당시 근무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군이 신고한 폭행사건을 맡고 있던 김해서부서는 이 사건을 김 군이 일방적으로 당한 것이 아니고 양 측 간의 폭행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와 당사자가 공정성에 의심할 것을 우려해 경남경찰청은 김해서부서에서 이 사건을 인계받아 재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