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교수는 지난해 4월 출간한 자신의 시집 <야하디얄라숑>에 제자와 문학지도생이 지은 시 ‘말에 대하여’와 ‘바이올린’ 두 편을 넣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
그동안 숱한 음란물 시비와 주변의 냉소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야한 여자가 좋다”며 ‘마이웨이’를 고집했던 마 교수도 이번 도작 파문에는 “정말 잘못했다. 내가 미쳤나보다”라는 말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당사자의 양해를 구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마 교수는 또 다시 학교 측의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연세대 인사위원회 측은 “문학과 창작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 도작은 잘못된 행위”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마 교수를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간 숱한 위기를 넘기고 활발한 작품활동과 강의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던 마 교수가 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한다. 10여 년 만에 과거의 ‘악몽’을 딛고 간신히 몸과 마음을 추스려온 마 교수가 이번 사태로 다시 매장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정확한 징계 수위가 정해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마 교수의 운명을 비관적으로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마 교수는 분명 ‘사라’ 사건 때와는 달라졌다. ‘억울함’을 이기지 못해 우울증에 시달리는 등 무너진 모습을 보여준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면서 돌파 의지마저 내비치고 있는 것.
이번 사건과 관련, 마 교수는 그에 상응하는 징계를 달게 받을 것이며 앞으로의 활동으로 구겨진 체면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그는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1월 24일부터 미국에서 활동하는 여류작가 에스더 안 씨와 ‘색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2인 미술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