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연합뉴스
[일요신문] 대우조선해양 회계사기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정성립(67)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소환했다. 남상태 전 사장, 고재호 전 사장 등 전임 경영진에 이어 현직 정 사장 까지 소환 조사를 받자,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은 ‘과거와의 단절’을 외치며, 경영정상화 작업을 추진하던 터라 향후 신뢰 추락으로 인한 영업 등의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7일 정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해 1~3월 대우조선해양 재무 부서에 전년도 영업손실 규모를 1,200억 원 가량 축소하도록 지시하는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은 2015년 취임 이후 남상태(67)·고재호(62) 사장 시절 저질러진 회계조작과 각종 경영비리를 청산한다는 의미로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했다.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들 전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을 묻겠다며 검찰에 진성서도 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연합뉴스
하지만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현 경영진이 회계조작을 이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정 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불구속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신뢰 상실이 최대 문제로 불거졌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은 검찰 수사를 통해 대규모 분식회계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나면,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현 경영진마저 회계사기 등에 연루된 것이 사실일 경우 채권단 지원 등의 명분을 잃게 된다.
무엇보다 향후 영업에 큰 차질은 물론 회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경영정상화 작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총 5조3000억 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세우고 현재까지 1조5200억 원을 이행했다. 인력 감축, 각종 설비 및 비핵심 자산 매각 등 남은 과제가 산적한 데 경영 공백 사태가 생길 경우 이같은 계획들이 제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