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트럼프의 섹스동영상을 갖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동영상은 2013년 트럼프가 미스월드대회 개최를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녹화됐다고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지난 대선 내내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괴소문 하나가 떠돌았었다. 바로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그것이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해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공개한 해커의 배후에 바로 러시아가 있었다는 것.
당시 트럼프와 러시아 측은 모두 이런 의혹을 부인했었지만 미국인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던 모양이다.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절반가량은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사람은 이들 가운데 26%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소문으로만 떠돌던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된 문건이 일반에게 공개돼 한바탕 파문이 일었다. 영국의 전 비밀정보부(MI6) 요원이 미연방수사국(FBI)에 건넨 문서가 바로 그것이었다. 다분히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문서에는 트럼프와 러시아의 긴밀한 관계가 요약되어 있었다. 요컨대 러시아 정부가 오래 전부터 트럼프를 후원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협박까지 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으로 트럼프를 협박했다는 걸까. 아니, 트럼프가 러시아에게 무슨 약점을 잡혔기에 꼼짝을 못한다는 걸까. 정답은 바로 ‘섹스 동영상’에 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의 낯 뜨거운 동영상을 여러 개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빌미로 트럼프를 협박 및 통제하고 있었다. 대선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은 것 역시 앞으로 트럼프가 러시아에게 유리한 정책을 펴도록 협박하는 데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트럼프 섹스 동영상과 관련된 소문은 이미 워싱턴 고위 공무원들, 정보국 관계자들, 기자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떠돌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확인된 바가 없기 때문에 쉬쉬하고 있었을 뿐이다.
현재 트럼프는 이런 소문에 대해 일절 부인하고 있는 상태. 그러면서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다. 명백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한 트럼프의 변호인인 마이클 코헨은 “완전히 거짓이다. 누가 작성했는지 모르겠지만 상상력으로 지은 이야기다. 진보 언론들이 논리적인 근거 하나 없이 거짓말을 보도해주길 바란 것 같다”라고 일갈했다. 러시아 측 역시 “트럼프에 대한 ‘콤프로마트(몰카나 도청으로 은밀한 행위를 녹화해 협박하는 행위)’ 파일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비밀 문건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가 독점 입수해 전문을 공개한 이 문서는 러시아 정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트럼프와 러시아 첩보원들 사이의 접촉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문서를 입수한 MI6의 요원이었던 크리스토퍼 스틸이 FBI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은 1990년대 러시아에서 근무했던 명망 높은 러시아 전문가로, 현재 개인 정보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대선 당시 트럼프 정적들의 후원을 받았으며, 이런 후원을 바탕으로 러시아 정보원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틸은 모스크바의 보복이 두려워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는 두 장으로 요약된 후 오바마와 트럼프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문서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섹스 동영상과 관련된 것이다. 이 동영상은 2013년 트럼프가 미스월드대회 개최를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녹화된 것으로, 촬영 장소는 리츠칼튼 호텔의 스위트룸이었다. 문서에는 “정보원 D에 따르면, 트럼프는 평소 싫어하던 오바마 부부가 러시아 방문 때 묵었던 리츠칼튼 호텔의 스위트룸을 예약했다. 그리고 여러 명의 러시아 매춘부를 호텔방으로 불러서 자신이 보는 앞에서 오바마 부부가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침대에 소변을 보도록 하는 변태적 성행위를 했다”라고 적혀 있었다. 다시 말해 ‘골든샤워’, 즉 성행위 도중 상대의 몸이나 주변에 소변을 보는 행위를 즐겼다는 것이다.
또한 문서에는 “리츠 칼튼 호텔의 모든 주요 객실에는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이 설치한 카메라와 마이크가 숨겨져있다. 이를 통해 FSB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녹화할 수 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러시아가 협박용이나 정적 제거용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수법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유력인사가 머무는 호텔방으로 여성들을 부른 후 몰카를 촬영해 협박하는 식이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 동영상이 실제 존재하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봤다는 사람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 이와 관련, <BBC>의 워싱턴 특파원인 폴 우드는 “2016년 8월, 2차 정보원으로부터 트럼프의 섹스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소문을 처음 들었다”라고 말했다. 2차 정보원은 은퇴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로, 그는 이 섹스 동영상의 존재 사실을 “한 동유럽 정보국의 국장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었다. 우드는 “당시 CIA 연락책에게 섹스 동영상에 대한 소문이 사실인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곧 응답이 왔다. 요약하자면 ‘섹스 동영상은 한 개 이상’ ‘오디오와 비디오 파일’ ‘모두 다른 날짜’ ‘여러 장소’ ‘본능적인 성행위에 관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적어도 CIA는 이 동영상의 존재 여부를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섹스 동영상과 관련된 것 외에도 이 35쪽의 문서에는 다른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러시아 정부가 적어도 5년 전부터 이미 트럼프를 후원해오고 있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푸틴의 후원을 받아왔으며, 심지어 푸틴의 통제 하에 있었다고 문서에는 적혀 있었다. 이를테면 “여러 해에 걸쳐 트럼프는 러시아에서 기괴한 행위를 했었다. 덕분에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의 민망한 모습이 담긴 자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트럼프를 협박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었다”는 내용이 그것이었다.
이 문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섹스 파티에도 참가했었으며,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게는 뇌물을 주거나 협박을 하는 식으로 입막음을 했었다.
그런가 하면 이 문서에는 트럼프의 사업에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러시아는 수익성 좋은 사업권을 트럼프에게 넘겨주는 식으로 트럼프와 협상해왔다. 이 가운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관련된 사업권도 포함되어 있었다. 문서에는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 가운데는 트럼프에게 러시아에서의 수익성 높은 부동산 개발 사업권을 여러 건 제공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관련해서 그랬다”라고 적혀 있었다. 단, 트럼프가 이 제안을 받아들였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또한 문서에는 지난 2016년 8월, 트럼프의 변호인인 코헨과 세 명의 측근들이 프라하에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도 적혀 있었다. 이때 양측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측의 해커들이 클린턴 캠프를 공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을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사안부터 양측 간의 비밀 교신 방법까지 두루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충격적인 내용이 가득하지만 사실 모든 주장을 다 믿을 수는 없는 것이 사실. 간혹 특정 단체에 대한 철자가 틀린 경우도 있었던 점으로 미뤄 보아 단순히 소문을 정리한 보고서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단,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만일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인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악몽도 없다는 것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제2, 제3의 섹스 테이프 의혹…저택 CCTV 동영상도 푸틴 손에? 트럼프의 ‘메종 드 라미띠에’ 저택. 미중앙정보국(CIA)은 현재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의 섹스 동영상이 한 개 이상은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메종 드 라미띠에’ 저택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4년 이 저택을 매입했던 트럼프는 당시 2500만 달러(약 290억 원)를 들여 대대적인 내부 공사를 단행했다. 정원의 조경은 물론이요, 최상품 대리석과 황금으로 실내를 장식했으며, 저택 곳곳에 최첨단 경비 시스템도 설치했다. 문제는 바로 이 경비 시스템이었다. 사생활 보호와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경비 시스템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왔던 것이다. 다름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시 카메라에 고스란히 녹화된 은밀한 사생활이 결국에는 외부로 유출되고 말았던 것. 유출 경위는 이랬다. 평소 ‘메종 드 라미띠에’를 가리켜 ‘두 번째 집’이라고 불렀던 트럼프는 하지만 2006년 돌연 집을 매각했다. 2년 후 저택을 매입한 사람은 러시아의 억만장자이자 화학비료 회사 ‘우랄칼리’의 회장인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였다. 당시 매입 가격은 9500만 달러(약 1108억 원). 그리고 공교롭게도 리볼로프레프는 푸틴 대통령의 절친 가운데 한 명이었다. 저택을 매입한 후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리볼로프레프가 감시 카메라에 녹화된 테이프 하나를 발견했다. 해당 카메라는 바다 전망의 호화로운 온실 안에 설치되어 있던 것이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이 영상에는 트럼프와 부인인 멜라니아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녹화일은 부부의 세 번째 결혼 기념일이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이 영상에는 트럼프의 은밀한 행위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엉덩이 부위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이 영상이 정확히 언제 러시아 정부에 전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 다만 분명한 것은 푸틴 대통령 역시 이 영상을 봤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 2015년,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한 트럼프가 당황해 했던 것은 물론이었다. 그 때문인지 트럼프의 친구이자 고문인 마이클 플린은 그 해 직접 러시아로 날아가 푸틴의 보좌관을 만났다. 단, 그 자리에서 양측 간에 어떤 협의가 오갔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당시에도 이 영상이 협박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제기됐었다. 단, 그때는 ‘개인’ 트럼프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국가원수’인 트럼프에게 러시아가 섹스 동영상을 빌미로 어떤 입김을 불어 넣을지 미국인들은 걱정하고 있다. 차라리 대선 과정 때 섹스 동영상이 어떤 식으로든 공개되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