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건이 2016년에 매듭되지 않은 채 올해로 넘어왔다. 이 중 몇몇 사건은 이미 판결이 나왔거나 활동 재개 움직임도 포착됐다. 과연 대중은 이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 가장 먼저 복귀한 정준영 행보에 숨죽인 연예계
정준영의 행보가 가장 빨랐다. 정준영은 15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을 통해 복귀를 알렸다. 일단 시청률만 보자면 20.3%(닐슨코리아 기준)로 직전 방송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정준영 복귀 효과’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정준영의 복귀는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박2일’을 통해 복귀한 정준영에 대해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정준영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해명 중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있고, 자숙의 기간이 짧았다는 것을 문제 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박2일’이 일요일 오후 시간대 온 가족이 함께 보는 프로그램인 만큼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이런 의견을 뒤로하고 활동을 재개한 정준영은 2월 새 앨범을 내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정준영은 지난해 성추문에 휘말린 연예인 중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며 “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비슷한 사건을 겪은 다른 연예인들에 대한 시선이기도 하기 때문에 연예계 관계자들도 숨죽여 그를 둘러싼 공기를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이현도 역시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이현도 측도 무고죄로 맞소송을 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더 이상 시끄러워지길 원치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현도는 본인이 직접 얼굴을 내밀기보다는 기획사를 운영하며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최근 소속 연예인인 딘딘의 활약이 대단해 자신으로 인한 더 이상 관련 기사가 나오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편 1월 17일에는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무고한 여성 이 아무개 씨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렸다. 재판부는 이들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무고 및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한 이 여성과 함께 합의금을 뜯어내려 한 황 아무개 씨와 이 씨의 남자친구에게도 각각 징역 2년 6월과 1년 6월을 선고했다.
박유천은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이기 때문에 이번 선고와는 별개로 조용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 누명 벗은 이진욱과 유상무도 돌아오나?
이진욱과 유상무는 지난해 이미 누명을 벗었다. 이진욱은 지난해 7월 한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이진욱은 “무고는 큰 죄”라며 맞섰고 결국 이 여행은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진욱은 성폭행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상대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있어 복귀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사진은 영화 ‘시간이탈자’ 홍보 스틸 컷.
이진욱은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공식 초청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아직은 대중 앞에 서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측했다.
유상무 역시 지난해 경찰에서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넘겼으나, 검찰이 성폭행 미수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소속사 측은 “억울함이 풀려 다행”이라면서 사과를 했지만, 활동 복귀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대중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개그맨인 만큼 복귀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엄태웅의 복귀 전망은 밝지 않다. 그에게 성폭행 혐의를 뒤집어씌운 혐의로 기소된 마사지업소 여종업원과 업주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성폭행 혐의는 이미 벗었다. 하지만 엄태웅은 성매매 혐의로 벌금 100만 원에 약식 기소되며 주홍글씨가 남았다. 간간이 SNS를 통해 그의 아내의 근황이 언론에 전해질 때마다 엄태웅을 향한 날선 댓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그의 행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성추문 사건의 경우 여타 다른 사건에 비해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부정적 이미지가 더 강한 편”이라며 “하지만 법적으로는 오히려 무고로 피해를 입은 측면도 있기 때문에 슬기롭게 대처해 연예계에 연착륙하려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