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새노조-야당 정치권 반대 불구 연임 가능성 높아
권오준 포스코 회장(좌) 이광구 우리은행장(중앙) 황창규 KT 회장(우)=연합뉴스
[일요신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우리은행 이광구 은행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이 둘은 일찌감치 재무구조 개선과 민영화 성공 등으로 연임이 예상되었다. 다만, 포스코 권 회장의 경우 최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의혹을 받으면서 연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공존했었다. 이제 다음 차례는 황창규 KT 회장이다. 황 회장이 연초에 연임의사를 강하게 표한데 다 ‘동병상련’으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권 회장의 연임이 결정되자 한시름 놓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는 25일 오전 11시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1개월 반 동안 진행된 CEO후보추천위원회의 권 회장 연임 자격 심사 결과 단독 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지난 3년 임기 동안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의 본원경쟁력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개최될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하면 권 회장은 3년의 회장 임기를 다시 시작하게 된다.
당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권 회장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들로 막판 연임 결정까지 안심할 수 없는 처지였지만, 대세를 거스르기엔 역부족 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첫 임기만료인 오는 3월까지 자체 구조조정 작업을 80% 달성하고 자신이 시작한 구조조정을 연내 마무리하는 등 포스코의 재무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또한 연임 관심을 모았던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2년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이 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지난해 숙원사업인 민영화도 성공시켰다. 정부로부터 공적 자금을 지원받은 2001년 이후 4전 5기 끝에 맺은 결실로 우리은행의 ‘민선 행장 1호’다. 이 내정자는 3월24일 열리는 우리은행 정기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이제 연초 연임여부 관심은 KT 황창규 회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KT의 CEO추천위원회도 황 회장의 연임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황 회장의 연임 여부는 설 연휴 전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7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CEO추천위원회는 26일 회의에서 황 회장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 16일에도 연임 심사를 진행했다. 황 회장에 대한 심사 결과는 이르면 설 연휴 전후에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전임 이석채 회장이 CEO추천위원회가 구성된지 단 1주일 만에 연임이 결정된 점을 고려하면 지난 4일 구성된 CEO추천위원회가 곧 결정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크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에 출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반면 KT 새 노조와 정치권 등에서 현직 회장을 우선 심사하는 것을 두고 정관에 없는 절차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등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결정을 더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처지다. 특히, 황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회사 안팎에서 거론된 만큼 엄격한 심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KT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중하게 심사한다는 게 CEO추천위원회의 입장”이라며 “심사 결과 시기는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황 회장과 마찬가지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위기를 맞은 포스코 권 회장의 연임 결정은 황 회장의 연임에 호재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의 연임이 유력해 보이지만, ‘최순실 게이트’는 여전한 부담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추천위 연임 결정 이후에도 주주이사회 선임까지 사태 관전에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이는 포스코의 권 회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