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로또 인터넷 카드 구매를 올 하반기까지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일요신문] 정부가 복권 산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당초 정부가 앞장서 사행성을 조장하는 등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복권 시장 확대에 나선 내막은 무엇인지 <일요신문>이 들여다봤다.
3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로또의 인터넷판매를 위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하반기부터 로또 인터넷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해진 판매점에서 현금으로만 살 수 있었던 로또를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재부는 앞서 지난해 11월 법무협회에 실제 로또 인터넷 판매의 장·단점 분석을 위한 연구 용역을 맡겼다.
작년 3월에는 국회에서 로또 인터넷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복권 및 복권기금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여기에 기재부도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는 복권에 인터넷 판매 로또를 추가하는 법 시행령 개정을 마친 상태다.
이어 기재부는 전자복권의 한도가 30만 원인 것에 기인해 현재 1인 1회 최대 10만원으로 제한한 로또 구매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국내 전체 복권 판매액의 92%(작년 상반기 기준)를 차지하는 로또가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판매를 통해 수요시장을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복권 판매액은 30억 4900만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0.22%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평균(0.47%)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복권 청 판매액 자체는 11위에 해당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내 복권 판매액은 2012년 3조 1854억 원에서 2014년 3조 2827억 원, 2015년 3조 5551억 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1조 8925억 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토요일인 지난 21일 이른바 ‘당첨 명당’으로 소문난 서울 노원구 한 복권판매점에 80여명의 시민들이 복권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정부가 앞장서 로또 수요 시장 확대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부가 나서 사행성을 부추기고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우선 계약을 맺은 기존 로또 판매점에 대한 매출 타격이 가장 큰 우려로 제기된다.
로또 판매점은 작년 9월 6822곳에서 올해 7562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에 정부는 인터넷 로또 상품이 기존 오프라인 판매 수요를 잠식하기보다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고 강조한 부분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저소득층의 복권 구매가 늘어나 복권기금 조성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사업 등 소득재분배 효과라는 명분도 흔들리고 있는 상태여서 정부의 인터넷 판매 로또가 비판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