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국내 출시된 포켓몬go가 연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를 악용한 범죄 발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SNS 캡처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국내 출시된 ‘포켓몬GO’는 설 연휴 특수에 힘입어 일주일 만에 누적 아용자 총 757만 명을 기록,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포켓몬GO’는 구글과 애플 앱마켓에서 매출 2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게임 이용자의 빠른 증가와 함께 게임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AR(증강현실), LBS(위치기반기술) 등을 활용한 ‘포켓몬GO’는 이용자가 야외를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포획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외부 활동이 필수적이다. 게임 도중 안전사고는 둘째치고 게임 특성을 악용한 유괴·납치 등 범죄 가능성이 대두됐다.
실제로 지난 28일 한 포켓몬GO 미스틱 비공식 한국계정 SNS에는 한 남성이 포켓몬GO를 이용해 어린 아이들을 자신의 차로 유인하려는 모습을 목격한 사연이 전해졌다.
이 계정에 따르면, ‘포켓몬GO’를 하는 한 유저가 성남 한 지역에서 게임을 즐기던 중 아이들을 특정 지역으로 유도하려는 신원불명 남성의 수상한 행동을 목격했다. 아이들에게 접근한 이 남성은 “자신의 차량 근처에서 좋은 포켓몬이 잘 잡힌다”고 말하며 차량 쪽으로 유도했다고 이 유저는 전했다. 이내 이 유저는 남성이 시동을 걸기 위해 자신의 차로 돌아간 사이 아이들에게 “아는 사람 아니면 따라가지 말라”고 당부해 행여 발생할 수 있는 범죄를 미연에 방지했다.
SNS 계정 관리자는 이같은 사연을 전하며 “포켓몬GO를 이용한 유괴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플레이어들은 조심해야 한다”며 “어린 동생이나 자녀를 둔 분들은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포켓몬GO가 먼저 출시된 해외에선 이미 이를 악용한 각종 범죄가 수차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포켓몬GO’ 출시 이후 미국 미주리주에서는 무장 강도 4명이 ‘포켓스톱’(포켓몬을 잡기위한 필수 아이템인 포켓볼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장소)을 방문한 10대 청소년들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게임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포켓몬 출현확률이 높은 장소인 포켓스톱을 범죄에 활용했다.
‘포켓몬GO’를 이용한 현금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게임 아이템 거래사이트 홈페이지 캡처
한국 보다 먼저 ‘포켓몬GO’ 열풍이 분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7월 일본 나고야시 미즈호구에서는 여대생이 자전거를 타며 ‘포켓몬GO’ 게임을 하다 소매치기를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자전거를 타고 있던 피해자를 쫓아온 범인은 피해자의 자전거 바구니에 있는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아울러 ‘포켓몬GO’를 이용한 현금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포켓몬GO’는 이용자가 보유한 포켓몬을 별도로 거래하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특정 포켓몬을 보유한 계정을 통째로 매매하는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유명 게임 아이템 거래사이트에는 ‘포켓몬GO’ 카테고리가 별도 구축될 정도로 고가의 포켓몬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도 돈을 받고 대신 포켓몬을 육성·포획시켜준다는 글, 게임 진행에 필요한 여러 아이템을 받아준다는 글 등도 게재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거래를 위해선 구글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상대방에게 넘겨줘야 한다. ‘포켓몬GO’의 이용자 정보가 구글 이메일과 연동해 저장되기 때문이다. 또 구글 이메일 아이디를 통해 스마트폰 연락처, 사진 등 클라우드에 저장돼 있는 정보까지 접근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경찰 측은 기존 게임 거래와 마찬가지로 포켓몬 고 계정 거래 자체는 불법성이 없다고 보지만 거래 과정에서 사기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관계자는 “다른 사람의 이메일을 통해 추가적으로 개인 정보를 취득할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청와대 내부까지 보이는 ‘포켓몬GO’? 주요 군사·안보시설 노출 논란…‘오픈스트리트맵’ 뭐길래 지난달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포켓몬GO’에서 청와대, 국정원 등 주요 군사·안보시설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청와대의 경우 영빈관, 관저, 경호실 등 내부 건물 위치까지 표시돼 보안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31일 ‘일요신문i’가 청와대 주변에서 ‘포켓몬GO’를 실행해본 결과, 청와대 내부 건물의 위치가 삭제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네이버, 다음, 구글의 온라인 지도 서비스에는 청와대의 위치가 공터로 표현돼 있으나 오픈스트리트맵에서는 △영빈관 △경호실 △위민관 △관저 등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이 때문에 포켓몬GO의 실행화면에서도 청와대 근처에서 건물 위치가 파악됐다. 이에 ‘포켓몬GO’ 개발사 나이언틱 랩스는 국내 정식 출시 이전부터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민감 시설에 대한 정보를 걸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겠다”고 밝혔으나 출시 이후 뒤늦게 이를 수정하고, 지난 3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위치기반사업자로 늑장 신고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구글맵을 기반으로 서비스해오던 ‘포켓몬GO’는 지난해 구글의 국내 지도 반출 규제 문제 등에 휘말려 구설에 올랐다. 구글은 한국의 구글 맵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국내 정밀 지도를 국외로 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우리 정부가 불허한 바 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