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홍보 스틸컷.
“3월 정도로 알려졌지만 국내 개봉 시점조차 확정되지 않았으며 제목과 짧은 예고편과 스틸 사진 한 장, 그리고 짧은 영화 소개가 이 영화와 관련된 모든 정보다. 그럼에도 대중의 시선이 이 영화에 집중되고 있다. 아마 베를린에서 영화가 최초로 공개되면 그 내용을 두고 엄청난 얘기가 떠돌 것이다. 이미 여배우와 유부남의 관계를 다룬 영화라고 알려진 만큼 그 결말, 그들의 관계가 어찌 될 것이며 이 영화를 통해 홍 감독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두고 뒷말들이 난무할 것이다. 이렇게 감독과 배우의 사생활로 인해 영화의 내용이 궁금해지고 그 내용을 두고 스포일러 논란이 불거지는 영화는 처음일 것이다. 어찌 보면 최고의 홍보 마케팅 전략이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든다.”
중견 영화제작자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아직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별다른 정보가 없는 상태다. 촬영이 끝나고 후반 작업까지 끝난 뒤에야 어렵게 제목이 알려졌으며 스틸 사진이 딱 한 장 공개된 상태다.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임박해서야 1분 30초 분량의 예고편이 공개됐고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 IMDB에 실린 짧은 영화 소개가 전부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예고편 캡처.
이런 빈약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면 우선 이 영화는 여배우가 유부남과의 관계를 곰곰이 생각하며 해변을 헤매는 내용(An actress wanders around a seaside town, pondering her relationship with a married man)이다. 예고편은 김민희가 홀로 시골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인데 그 가사가 눈길을 끈다.
‘바람 불어와 어두울 땐 당신 모습이 그리울 땐, 바람 불어와 외로울 땐 아름다운 당신 생각, 잘 사시는지 잘 살고 있는지, 보이시나요 저의 마음이? 왜 이런 마음으로 살게 됐는지, 보이시나요 저의 마음이? 왜 이런 마음으로 살게 됐는지.’
스틸 사진은 해변에 홀로 앉은 김민희가 한 남성의 얼굴을 그려 놓고 처량하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보 스틸컷.
이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볼 때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의 관계로 힘겨워 하는 여배우의 이야기다. 둘의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라기보다는 유부남을 사랑한 여배우가 홀로 괴로워하며 그를 그리워하는 내용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물론 빈약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예상일 뿐이다.
“영화의 결론을 두고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불륜으로 괴로워하던 여배우와 유부남이 세상의 편견에 맞서 그들의 사랑을 지켜낸다는 결론의 영화라면 홍 감독과 김민희가 자신들의 사랑을 그렇게 지켜나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힐 수도 있다. 그렇지만 홍 감독은 그런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론이 아닌 영화 곳곳에 자리 잡은 장면들과 대사를 통해 영상화될 가능성이 더 크다. 사실 홍 감독의 영화는 인간에 대한 관찰과 탐구가 주된 영역이었지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것도 모든 인간이 아닌 삼류소설가, 대학 강사, 화가, 영화감독(내지는 지망생) 등 지식인들의 속물근성을 보여주는 영화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뭔가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평론가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홍 감독의 영화에 대한 한국 영화계의 주된 평은 대략 다음과 같다. ‘즉흥적으로 현실의 경험담을 대본에 종종 반영시킨다’ ‘작가의식이 강하며 제 개인사를 영화에 녹여내곤 한다’ ‘고백적 자아를 활용하는 독특한 화법을 즐긴다’ 등등. 그가 영화를 통해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의 연출 및 대본 집필 특성을 놓고 볼 때 충분히 영화 속에 그의 경험과 개인사 등이 녹아 있을 수 있다는 것.
홍 감독이 최근 들어 영화를 통해 뭔가 메시지는 던진다고 평을 받고 있는 까닭은 17번째 장편 영화인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와 18번째 장편 영화인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통해 보여준 사랑에 대한 입장 때문이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개봉 당시 홍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두려움보다는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으며 이런 메시지는 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으로 이어진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홍보 스틸컷.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경우 홍 감독과 김민희의 만남이 시작된 영화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다. 영화 내용 역시 유부남인 유명 감독이 우연히 신인 여성 화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이다. 이 영화에서 영화감독 역할인 정재영의 대사가 화제가 됐다. 화가 역할의 김민희에 대한 찬사, 내지는 사랑 고백 대사들이다. 예를 들어 “너무 고마워요. 같이 있어줘서. 너무 예쁘세요. 눈이 부셔요.”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그래요. 답답해서 그래요. 왜 이렇게 예쁘세요. 당신”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결혼하고 싶어요. 근데 결혼을 못할 것 같아요. 결혼을 했거든요. 애가 둘이나 있거든요.” “너무 예뻐요. 너무 예뻐서 사랑합니다. 고마워요. 이런 느낌 갖게 해줘서. 평생 잘 간직할게요.” 등등.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홍 감독의 부인은 이런 정재영의 대사가 바로 홍 감독의 마음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제로 극중 정재영의 캐릭터는 ‘23살에 결혼해 아이 둘이 있는 유부남이며 매형이 화가’인데 홍 감독은 ‘25살에 결혼해 아이가 하나 있는 유부남이며 처남이 화가’다.
앞서의 영화 평론가는 “홍 감독의 영화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인 만큼 이를 무조건 홍 감독 개인의 상황으로만 바라볼 순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두 영화가 모두 사랑에 대한 영화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홍보 스틸 컷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사랑 앞에서 두려움에 계산적이어선 안 되고 솔직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며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사랑이란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것보다 함께 있는 순간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읽힌다. 홍 감독의 개인적 상황을 배제하고 볼지라도 이런 부분이 그의 사랑론이라고 읽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만큼 19번째 장편영화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재영 김민희가 출연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2탄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서영화를 제외한 권해효, 문성근, 송선미, 안재홍 등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 출연하지 않아 별다른 연속성을 가진 영화로 보긴 힘들어 보인다. 다만 유부남과 한 여성의 관계를 다뤘다는 부분은 유사하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와 마찬가지로 <밤의 해변에서 혼자> 역시 홍 감독과 김민희의 실제 얘기가 녹아들어 있는 영화로 읽힐 가능성이 높은 것. 게다가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 있다고 보일 경우 불륜설에 대한 이들의 입장 표명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2월 16일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프리미어 시사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공식 상영을 앞두고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되며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다. 큰 이변이 없는 경우 홍 감독은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인 김민희와 모든 공식 일정을 함께 소화한다. 이들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할지, 행여 불륜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렌서
홍상수 차기작 ‘클레어의 카메라’, 파트타임 교사와 작가 이야기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상황에서 그 다음 작품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되며 국내 개봉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짧은 시놉시스와 예고편, 한 장의 홍보 스틸 컷 정도가 공개된 모든 정보다. 당연히 그 다음 작품들 역시 제목조차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홍 감독이 차기작에 대한 정보를 최소한만 공개하는 것은 해외 매체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미국 LA에서 활동 중인 영화 평론가 미콜라스 벨은 한 기사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영화제 프로그램으로 발표되기 전까지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를 소개한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 IMDB 캡처. 주연 배우는 알려진 것처럼 이자벨 위페르인데 또 한 명의 주연 배우도 눈길을 끈다. 샤히라 파미(Shahira Fahmy)라고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배우다. 사실 샤히라 파미는 이집트 출신의 유명 여성 건축가로 최근 연극 등 연기 관련 수업을 받아왔으며 독립 영화 등에 출연한 이력의 소유자다. 상업 장편 영화 출연은 <클레어의 카메라>가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홍 감독이 세계적인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신예 배우지만 사실 유명 여성 건축가인 샤히라 파미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는 부분이 이채롭다. 알려진 것처럼 김민희 역시 출연하지만 조연 배우로 분류돼 있다. 이 외에도 정진영과 장미희도 출연 배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진영과 장미희는 홍 감독과 첫 작업이다. IMDB는 <클레어의 카메라>가 현재 후반 작업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홍 감독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김민희와 새로운 영화를 촬영해 눈길을 끌었다. 이 영화는 그의 21번째 장편영화로 IMDB에도 소개돼 있다. 그렇지만 ‘제목 미정(Untitled Hong Sang-soo Project)’이라고 밝혀져 있을 뿐이다. 출연 배우로는 김민희와 권해효만 언급돼 있는데 이 부분은 이미 국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부분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한국어로 촬영한 ‘한국 영화’로 분류돼 있다. 반면 <클레어의 카메라>는 프랑스와 칸에서 프랑스어로 촬영한 ‘프랑스|한국 영화’로 돼 있다. [섭] |
홍상수 이혼 소송 승소할까? 유책주의로 난항 예고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설은 언젠가부터 결혼설로 바뀌었다. 이미 한 차례 미국에서 비밀 결혼식을 가졌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또 다시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불륜설에 이어 결혼설 앞에서도 당사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홍 감독의 지인들은 비밀 결혼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와중에 커플링설, 하남 맛집 데이트설 등 이들을 둘러싼 목격담과 소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우리 선희> 홍보 스틸 컷 법조계에선 이들의 이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 법원이 이혼에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혼인 관계 파탄의 원인이 있는 자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 혼인 파탄의 원인이 있는 자는 이혼 소송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아직 이들 부부의 명확한 이혼 사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제로 홍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이 이혼 사유라면 파탄의 원인이 홍 감독에게 있어 부인 A 씨가 이혼 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혼이 이뤄지지만 홍 감독이 낸 이혼 소송은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