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하카나` 포스터
[서울=일요신문]주성남 기자= 연극 `하카나`가 2017년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는다. `하카나`는 일본작가 요코우치 켄스케의 작품으로 2008년 일본의 대극장 메이지좌에서 첫 공연을 올렸다. 당시 일본 원조아이돌 모닝구무스메의 후지모토 미키가 ‘하카나’역으로 열연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극단 시월에서 2010년 초연을 올린 이 연극은 일본의 도깨비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초연 당시 일본 만화의 전설 아다치 미츠루의 전문 번안작가 김문광 씨의 손을 거쳐 공연 자체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무대미학에 재치 넘치는 대사들과 전개가 더해져 극찬을 받기도 했다.
연극은 노름의 여신에게 총애를 받는 스즈지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우연히 인간세계의 노름에 끼어든 도깨비 적귀로부터 돈 대신 시체를 찢어 만든 몸둥이에 아기의 정신을 담은 하카나를 선물로 받는다. 하카나가 진짜 인간이 되기까지는 100일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그 안에 하카나를 품으면 물로 변하고 만다. 아무것도 모르고 달려드는 하카나 때문에 애간장만 녹이는 스즈지로는 스님 묘해에게 하카나를 인간답게 만드는 대가로 돈을 주게 된다. 그러던 중 노름의 여신에게 질투를 받게 된 스즈지로는 노름 끗발도 떨어져 더 이상 승부에서 이길 수 없게 되고 설상가상 스즈지로에게 눈 한 알을 빼앗겼던 조로마사까지 덤벼든다. 조로마사와 맞붙게 된 스즈지로는 결국 모든 돈을 빼앗기고 급기야 사랑하는 하카나까지 노름판에 올려놓고 만다.
공연의 배경이 현대극이 아닌 일본의 옛 배경이다 보니 극단 시월의 연출진은 이 부분을 표현하는데 있어 고심했다고 한다. 주 무대인 일본의 옛 노름판이나 술집 등의 공간적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는 물론, 조명이나 음향효과 등 연출적인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 때문에 관객들이 공연에 더욱 몰입하고 마치 일본 전통시대에 들어와 있는 듯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의상이나 분장부분도 눈 여겨 볼 만하다. 남자 배우들의 일본 전통 헤어스타일이나 도깨비 적귀의 도깨비 방망이, 어린 아이의 정신에서 성숙한 여인이 되어가면서 순백의 의상에서 점차 화려한 붉은 의상으로 변화하는 하카나의 의상을 보는 재미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진짜 인간이 되어 스즈지로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하카나와 하카나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꿈꾸게 된 스즈지로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연극 하카나는 2월 3일부터 3월 5일까지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3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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