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은 급성구획증후군으로 2차례 수술을 받고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출처=문근영 인스타그램
급성구획증후군은 근육과 신경조직으로 통하는 피의 흐름이 감소하면서 구획 내 조직의 압력이 계속 증가하는 응급 질환이다. 심한 통증과 함께 마비 증세도 동반한다. 빨리 조치하지 않으면 근육과 신경괴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응급 수술이 필요한 병이다.
문근영은 초심으로 돌아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 중이었기 때문에 그를 지지하던 팬들이 더욱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지방 공연은 취소한 상태다.
소속사 측은 “어떻게든 무대에 서겠다는 배우의 의지가 강하지만, 입원 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연을 기다려주신 관객 분들께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려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다. 추가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번 일로 모든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문근영에 앞서서는 배우 신동욱 역시 희귀병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인해 장기간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드라마 <쩐의 전쟁>과 <소울 메이트> 등을 통해 주연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던 신동욱은 지난 2011년 군 복무 도중 이 병을 진단받고 의병제대했다. 당시 국방의 의무를 온전히 마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냉랭한 시선도 있었지만 그의 병세가 중하고, 연예 활동을 넘어 일상생활조차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단순히 살결이 옷에 닿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는 병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찬바람을 맞으면 살을 에는 듯한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에 맨살을 드러내기도 어렵다.
그는 지난해 말 투병 중 쓴 장편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를 발표하며 소설가로서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JTBC <말하는 대로>에 출연해 “버려진 만큼의 행복은 어딘가에는 반드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거대한 장벽은 커다란 인생의 도약점일 뿐이다. 시련은 얼음과 같아서 언젠가는 녹기 마련이다. 시련이 닥쳤다면, 후회와 증오는 일단 접어두고 버겁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라. 저 역시 그렇게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의 지난 5년이 헛되지 않았음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여전히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맞서 싸우고 있는 신동욱은 소설 발간 이후 숱한 프로그램 러브콜을 받고 있으나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기 위해 올해 여름 이후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 최성원 역시 1년간의 투병을 끝내고 최근 복귀했다. 그는 지난해 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혜리)의 동생인 노을 역을 맡아 인기를 얻은 후 JTBC 드라마 <마녀보감>에 잇따라 캐스팅되며 전성기를 열었다.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최성원은 1년간의 투병을 끝내고 최근 복귀했다. 사진출처=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공식 홈페이지
최성원은 “힘든 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한 번 연기의 길을 꿈꿀 수 있는, 평범하지만 정말 소중하고 고마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더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작품에서 만나는 날을 나 역시 기대하고 있다. 다가오는 봄, 어쩌면 조금 더 늦은 여름께 지금보다 건강해진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가수 겸 방송인 윤종신은 소화기계 질환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고, 배우 한지민과 유지태는 메니에르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 병은 현기증과 어지러움, 이명 현상 등이 나타나며 균형 감각의 이상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희귀병은 치료가 어려운 것처럼 정확한 발병 원인을 찾기도 어렵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스타들이 이런 희귀병에 걸리는 사례가 잦은 것을 그들의 생활 패턴에서 찾고 있다. 일의 특성상 밤을 새는 등 생활 리듬이 불규칙하고, 인기에 연연하며 항상 엄청난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또한 외모를 가꿔야 하기 때문에 평소 철저하게 식단을 관리하거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몸에 무리를 주는 원인이 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을 훨씬 뛰어 넘는다”며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있지만 하루라도 일이 없으면 도태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잠을 이루는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중의 눈에 띄는 직업이기 때문에 이런 심리 상태를 노출하지 못하고 항상 웃어야 하는 것도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반면 연예인들을 통해 이런 희귀병이 널리 알려지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이런 희귀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타들을 통해 이런 희귀병으로 투병 중인 이들에 대한 주위가 환기되고, 아픔을 딛고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